OPEC+감산 여파…"국제유가, 6월 이후 우상향 강화"

by하상렬 기자
2023.04.04 13:21:19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3월말 WTI 배럴당 75.65$, 전월比 1.8%↓
"SVB·CS 사태로 위험기피 심리 확산에 내려"
3분기까지 80달러 초반 전망…4분기부터 중반대로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기습 감산 소식에 국제유가 급등세가 우려되는 가운데, 당분간 금융시장에 연동된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금융시스템 불안이 해소될 경우 국제유가는 빠르게 반등해 6월 이후 우상향 추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따랐다.

국제금융센터(이하 국금센터)는 4일 지난달 국제유가와 관련해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등 미국과 유럽의 은행위기로 위험기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월 중반 15개월래 최저치(66.34달러)로 하락했다가 불안감이 진정된 월말 반등하며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고 평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5.67달러로 전월 대비 1.8% 감소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79.77달러로 전월 대비 4.9% 줄었다.

국금센터는 국제유가가 공급 측면에서 상승 압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OPEC+의 기습 감산, 쿠르드 원유수출 중단 등 영향이다.

OPEC+는 지난 2일 하루 116만배럴을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감산 기간은 오는 5월말부터 연말까지다. 2월부터 단독으로 하루 50만배럴 감산 중인 러시아와 작년 11월부터 진행 중인 하루 200만배럴 감산을 포함하면 연말까지 총 감산 규모는 366만배럴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세계 수요의 3.7%에 해당한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원유수출에도 제동이 걸렸다. 9년을 끌어온 이라크와 쿠르드 자치정부 간 원유수출 소송에서 이라크가 최종 승소하면서 전월 하순부터 일일 40만배럴 규모의 수출이 중단됐다. 그간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라크의 반발에도 송유관을 통해 튀르키예에 수출을 해왔으나, 이번 판결로 이라크 정부 승인 없이는 수출이 불가능해졌다.

이같은 상방 압력이 있지만 당분간 국제유가는 금융시장에 연동된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국금센터는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의 은행 사태 불안 요인이 아직 잠재해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정석 국금센터 전문위원은 “각국 정부와 업계의 발빠른 지원으로 은행 사태가 초기에 비해 진정됐으나 미국 지방은행 문제가 산적해 있고 유럽으로의 전이 가능성도 아직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며 “금융시장 불안이 반복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 사태가 해소돼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오 전문위원은 “OPEC+의 국제유가 지지 의지가 확인되고, 중국 수요도 탄탄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유가는 강세 기조를 보일 전망”이라며 “특히 성수기인 6월 이후 우상향 추세가 강화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WTI 가격을 3분기 80.6달러, 4분기 83.5달러, 내년 1분기 85.8달러로 브렌트유 가격을 3분기 86달러, 4분기 90달러, 내년 1분기 92.5달러로 전망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