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교정시설 기동순찰대원, 명찰 착용해야"

by이소현 기자
2022.06.29 12:00:00

인권위에 가혹행위 관련 진정 지속 들어와
명찰 없어 수용자 구체적 피해 호소 어려워
"공무원의 책무성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29일 교정시설 기동순찰대원은 수용자들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명찰을 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A교도소 수용자인 진정인 B씨는 A교도소의 기동순찰대원(CRPT)들이 복장에 명찰을 달지 않아 신원을 확인할 수가 없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피해가 발생하면 법률적 구제절차를 밟기 위해서라도 명찰을 착용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A교도소 측은 기동순찰대원의 직급과 이름표가 노출되면 교정질서를 어지럽히는 수용자를 상대로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수용자와 마찰을 빚을 소지가 크다고 답변했다. 또 모든 교정시설에서는 일사불란한 지휘체계와 엄정한 복무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기동순찰대원의 근무복에 직급과 이름표를 부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기동순찰대원이 이름표와 계급장을 부착하지 않은 것 때문에 진정인에게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인권위의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해당 진정을 각하했다.



그러나 교정시설 수용자가 성명 불상의 기동순찰대원에게 폭언,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진정이 인권위에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고, 기동순찰대원이 명찰을 달지 않아 수용자로서는 누구에게 어떠한 피해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피해 사실을 호소하기가 어렵다고 판단, 성명이 기재된 명찰을 다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표명키로했다.

인권위는 “교정시설 내에 위급하고 긴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제지하기 위해 기동순찰대원이 공권력을 사용할 수 있으나, 필요 최소한도의 범위를 넘으면 위법한 공권력 행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보호장비와 무기를 사용해 수용자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교정시설 기동순찰대원도 물리적 공권력을 행사하는 다른 공무원과 달리 볼 이유가 없다는 점 △공권력 집행의 정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지나친 기본권 제한에 대한 우려를 씻을 필요가 있다는 점 △교정시설 근무자 스스로 인권침해를 경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권위는 “인권침해 가능성이 큰 공권력을 행사하는 경우 관련 공무원의 책무성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봤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르면 경찰 등 공권력을 집행하는 공무원은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위를 할 때 의무적으로 신분을 나타내는 증표를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