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여성 추행한 30대…진술만으로 유죄 인정된 까닭은
by이용성 기자
2022.04.08 12:28:04
즉석만남으로 만난 여성 잠들자 추행
CCTV 없고 혐의 부인했지만
法 "목격자 진술 구체적…허위 진술 이유 없어"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즉석만남(헌팅)으로 만난 20대 여성이 술에 취해 자는 틈을 타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진 3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공성봉 판사는 지난 6일 준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A(32)씨에 징역 6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더불어 4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과 80시간 사회봉사도 같이 명했다.
A씨 일행은 지난해 6월 서울 마포구의 한 헌팅 술집 인근에서 20대 여성 B씨 일행과 헌팅해 같이 술을 마시기로 하고 인근 주거지로 이끌었다.
이후 B씨 일행과 술을 마시던 A씨는 이튿날 새벽쯤 B씨가 술에 취해 잠이 든 틈을 타 몰래 B씨의 옆자리에 누워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사건 당시 CC(폐쇄회로)TV 영상 등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데다 A씨가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진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면서 해당 사건은 피고인과 목격자 등의 진술만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재판부는 목격자 등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점과 각 정황 등을 비춰봤을 때 A씨가 항거불능 상태였던 B씨를 추행했다고 판단,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목격자가 사건 경위나 피해 상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목격 직후 112신고를 했다”며 “피해자와 목격자는 A씨와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다 허위로 진술할 특별한 동기나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12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각 진술 등을 듣고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며 “목격자와 피해자의 진술은 실제 자신의 경험한 내용에 대한 것으로 신빙성이 있기에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 판사는 “잠자고 있는 피해자를 추행한 것은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이로 인해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피고인은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