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주도권 굳힌다"…LGD 차세대 패널 'OLED.EX' 공개
by신중섭 기자
2021.12.29 14:00:00
重수소·개인화 알고리즘으로 '더 밝고 정교'
베젤 30% 줄여 심미적 디자인 구현
오창호 부사장 "삼성D 진입 환영…시장성장 계기"
삼성전자 패널 공급설엔 "답변 어려워"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위대한 디테일’이란 단어로 표현하고자 한다. 완벽한 화질을 제공하기 위해 10년의 기술역량을 디테일에 총동원 했다.”(진민규 대형사업부 라이프디스플레이 프로모션 담당)
LG디스플레이(034220)가 더 밝고, 더 정교하고, 더 얇은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OLED.EX’를 공개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QD) OLED를 양산하는 등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던 대형 OLED 시장에 균열이 생기자 차세대 제품을 통해 ‘격차 벌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의 대형 OLED 진출에 대해 “환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29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OLED.EX’ 미디어데이에서 LG디스플레이 대형 사업부장 오창호 부사장(왼쪽)이 차세대 TV 패널 ‘OLED.EX’를 소개하고 있다.(사진=LG디스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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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29일 서울 강서구 소재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차세대 OLED TV 패널 OLED.EX를 공개했다.
OLED는 별도 광원(백라이트)이 필요한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다. 광원 장치가 없어 구부리거나 돌돌 마는 등의 다양한 형태를 구현할 수 있으며 보다 얇은 디스플레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블랙과 풍부한 색표현력, 빠른 응답속도 역시 장점이다.
OLED.EX는 기존 OLED 성능을 한층 진화시킨 제품이다. 새 브랜드명에는 ‘OLED의 끊임없는 진화’(Evolution)를 통해 고객에게 ‘진화된 경험’(Experience)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OLED.EX에는 OLED 핵심인 유기발광 소자에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으로 이뤄진 EX 테크놀로지를 적용했다. 한 차원 더 강인한 소자를 완성하고 이를 정밀하게 제어해 기존 OLED 대비 화면 밝기(휘도)를 30% 높이고 자연 색은 보다 정교하게 재현한다는 게 LG디스플레이 측 설명이다.
OLED 유기발광 소자의 주요 요소인 수소 원소를 중수소로 바꾼 것은 TV 패널로는 LG디스플레이가 최초다. 중수소는 ‘더 무거운 수소’라는 의미와 같이 일반 수소보다 2배 무거우며, 약 6000개의 수소 원소 중 1개 꼴로 자연계에 극소량 존재한다. LG디스플레이는 물에서 중수소를 추출해 유기발광 소자에 적용했다. 중수소를 적용한 소자는 기존 소자보다 물리적으로 안정되고 강해져 밝기를 높여도 고효율을 유지하며,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의 ‘개인화 알고리즘’ 역시 OLED 패널의 성능을 더욱 끌어 올렸다. 사용자 개개인의 시청 패턴을 학습한 후 3300만개(8K 해상도 기준)에 이르는 유기발광 소자의 개별 사용량을 예측하고 에너지 투입량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영상의 디테일과 색을 더욱 정교하게 표현한다. 또한 패널 베젤을 65인치 기준 기존 6밀리미터(mm) 대에서 4mm 대로 30% 줄임으로써 디자인도 한층 더 진화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2분기부터 OLED.EX를 파주와 광저우에서 생산하는 OLED TV 패널 전 시리즈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오창호 LG디스플레이 대형 사업부장 부사장은 이날 “일부 중수소 재료는 이미 일부 제품에 적용했으며 내년에는 전면 확대한다는 것”이라며 “OLED.EX 제품은 (단순히) 중수소만 적용한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 적용, 네로우 베젤 모두 적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 판매량은 2013년 양산 첫해 20만대에 불과했으나 7년 만인 지난해 초 누적 1000만대를 돌파했다. 이후 2년 만인 최근에는 누적 2000만대를 넘어서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 부사장은 “올해 전체 TV 시장이 지난해 대비 12%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OLED 제품은 약 70% 성장이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향후 OLED TV 시장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주도권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글로벌 TV용 OLED 패널 시장을 사실상 독점 중인데, 올해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에 양산에 들어가면서 경쟁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오 부사장은 “경쟁사가 OLED 진영에 진입하는 것 자체를 환영한다”며 “저희만 OLED를 하다가 파트너가 생긴 것인 만큼 시장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가 생산 중인 패널인 화이트OLED(WOLED) 다음 단계로 준비 중인 디스플레이는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WOLED는 상당 기간 갈 것”이라며 “저희 방식이 상당 기간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보고 있고, 지속적인 진화도 계속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불거진 삼성전자에 대한 OLED 패널 공급설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오 부사장은 “아직은 이런저런 말씀을 드릴 단계가 아니며 고객 관련 사항인 만큼 별도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라고 보고 답변은 생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