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8.07.11 11:09:04
붓기는 쉴때 다리 올려놓고 통증 있을땐 냉찜질이 도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평균나이 78.8세의 할벤저스가 떠나는 진정한 어른들의 배낭 여행기인 ‘꽃보다 할배 리턴즈’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독일 베를린부터 체코, 오스트리아까지 함께 여행지를 돌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 갈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시즌 ‘꽃보다 할배’에서 무릎이 아파 제대로 여행을 즐기지 못했던 백일섭은 최근 무릎 수술을 받고 이번 시즌에 합류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걷는 게 힘들어 답답해하며 화를 냈던 지난 여행과는 달리 여행을 즐기는 백일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여전히 다리와 허리가 불편하지만, 느림의 미학을 알고 여유를 즐기면서 함께 그리고 또 다르게 여행하는 모습은 시청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깨우침을 주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5명의 노배우가 함께 한 ‘꽃보다 할배’가 관심을 끌면서 노년 여행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조사한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응답자의 51%가 ‘여행’이라고 답했다. 국내이건 해외이건 중장년층이 여행을 가고자 할 때는 우선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무릎 건강’이다.
평소 무릎 건강을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바닥에 책상다리나 무릎을 꿇고 앉기보다 의자나 소파에 앉는 것이 좋고 쪼그리고 앉아야 하는 걸레질의 경우 서서 밀대를 사용하는 것이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된다. 잠을 자는 동안 관절은 굳어지고 뻣뻣해지므로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고 누워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좋다. 그리고 걷기 등 본인에 맞는 운동을 찾아 적당한 강도로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 배낭은 가볍게, 캐리어에는 짐을 분산해서
해외 여행을 갈 때는 우선 ‘배낭’을 신경 써야 한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물건이지만 무리하게 챙기면 무릎은 물론 허리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무거운 배낭은 하중을 밑으로 전달해 어깨와 허리, 무릎에 압력을 가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서 있을 때 체중의 75-90%는 무릎 안쪽으로 쏠리는데 여기에 가방 무게까지 더해져서 계속 걸으면 무릎이 느끼는 피로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해외여행이나 장기간 여행을 떠날 때 짐이 많으면 캐리어에 짐을 분산하고 캐리어는 바퀴의 방향전환이 쉽고, 손잡이 높이조절이 가능해 허리와 무릎을 많이 구부리지 않아도 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60대 이상 어르신들이라면 증세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대다수가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년층은 여행지를 선택할 때 가능한 장시간 걷는 코스나 언덕이나 계단이 많은 장소를 피해야 한다.
허재원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은 “갑자기 낯선 여행지에서 평소보다 오래 걸으면 피로가 가중되고, 무릎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 이를 대비해 무릎이 안 좋은 경우 쉽게 휴대할 수 있는 접이식 지팡이를 미리 챙기는 게 좋다. 지팡이를 사용하면 체중부하를 줄여 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붓기는 다리 올려 놓고 쉬거나 자고, 통증은 냉찜질이 도움
숙소에 돌아와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 지친 몸을 회복해야 한다. 만약 무릎 쪽 통증이 계속된다면 압박붕대를 잠시 동안 감아 두는 것이 좋다. 백일섭처럼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수술 후 3-6개월 이후 하지의 근력강화와 보행 연습을 충분히 하고 여행을 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많이 걷지 않는 가벼운 여행이 좋다. 발병되어 오랜 기간이 지난 후 수술을 하였거나, 재활이 부족해 하지의 근력 강화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여행 전에 충분한 재활치료를 받은 후 여행을 가야 한다.
허재원 원장은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있거나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한 분이 여행을 갈 경우, 많이 걷고 난 후에는 의자나 벽에 다리를 올려 놓고 있는 것이 부은 다리를 가라 앉힐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 잠을 잘 때 다리에 베개를 받치고 다리를 올려 놓는 것도 다리 붓기를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다.”며 “무릎에 통증이 있을 경우에는 찬 물수건이나 얼음주머니를 이용해 15분 내외로 2-3회 냉찜질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상비약으로 소염제나 진통제를 소지하고 여행지에서 필요할 때 사용하며, 여행 중 보행으로 넘어지면서 2차적 외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평소 당뇨, 고혈압 같은 지병이 있어 약을 복용하는 어르신들은 여행 전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담을 하고 약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인슐린 주사기가 공항 검문에 걸릴 수 있으므로 당뇨병 환자라는 영문 소견서도 함께 챙겨야 한다. 또한 예기치 않은 쇼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여행지 의료기관을 확인하고, 가족과 대사관의 연락처를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허 원장은 “하지만 여행후 휴식을 취해도 무릎 통증이나 다른 후유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건강하게 다음 여행을 기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