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株 반등장에 찬물 끼얹은 지정학적 리스크

by윤필호 기자
2017.04.10 10:48:36

미·중 정상회담 북핵 해법 도출 실패…한반도 긴장감↑
외국인 매도세…대부분 업종 하락
방산주 유일하게 상승세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코스닥지수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지난 6~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이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을 도출하지 못한데다 미군의 시리아 공습까지 가세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확산시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오전 10시 현재 전거래일대비 6.86포인트(1.08%) 하락한 626.46에 거래되고 있다. 장 시작과 함께 외국인 매도세에 하락곡선을 그렸다. 외국인은 118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매도세를 이어갔다. 개인투자자는 75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투신(52억원), 보험(17억원), 기금(13억원), 증권(7억원) 등이 매수우위를 보였다. 개인투자자 역시 67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업종은 대부분 하락세를 나타냈다. 운송(-2.63%)을 비롯해 오락·문화(-2.13%), 비금속(-1.81%), 금융(-1.66%), 금속(-1.62%) 등 모든 업종이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역시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068270)을 비롯해 카카오(035720), CJ E&M(130960), 코미팜(041960), SK머티리얼즈(036490), 컴투스(078340), 바이로메드(084990), GS홈쇼핑(028150) 등이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메디톡스(086900)와 로엔(016170)은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안랩(053800)도 안철수 대선후보의 선전에 영향을 받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개별 종목별로 방산주가 강세다. 한화테크윈(012450)을 비롯해 솔트웍스(230980)와 빅텍(065450), 스페코(013810) 등이 오르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엔진부문(파워시스템사업부), 특수부문(DS사업부), 보안·정밀제어부문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솔트웍스는 국방과 의료 부문의 IT 솔루션 업체다.

이 같은 증시 부진은 북핵 문제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공동 기자회견이나 성명조차 발표하지 못한데 따라 불안감이 높아진 것이다. 정상회담 이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3명의 핵심 각료는 공동 브리핑에서 대북 강경기조를 재차 확인했다. 이와 관련, 미사일 구축함과 순양함을 거느린 항공모함 칼빈슨호는 한반도를 향해 이동했다고 미 태평양사령부가 확인했다. 지난달 한미 연합훈련에 참여한 뒤 싱가포르에 머물다 이례적으로 다시 작전에 투입된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측이 원칙론에만 합의함으로써 최근 고조되고 있는 북한 핵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에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투자심리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날 하락세를 지정학적 리스크로 단정 짓긴 어렵지만 외국인도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적지 않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사례를 보면 그렇게 하루나 이틀 정도로 갔지만 이번에 얼마나 갈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