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목표주가 올렸는데 하한가라니

by이진철 기자
2008.09.01 17:22:10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국내외의 불투명한 경제환경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되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기업분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밸류에이션이나 펀더멘탈 분석을 통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한 보고서를 내놓자 마자 예상치 못한 이슈로 해당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목표주가를 종전보다 상향하거나 `매수` 의견으로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한 보고서가 나온 시점에 해당 그룹주의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될 경우 심지어는 주가가 하한가까지 폭락하는 경우도 있어 애널리스트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부국증권은 1일 코오롱(002020)에 대한 보고서에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목표주가를 기존 4만4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상향조정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긍정적인 평가에 대한 근거로는 ▲2분기 실적 예상치 상회 ▲FnC코오롱과의 높아진 합병가능성 ▲지주회사 전환 임박 등을 꼽았다.

그러나 코오롱을 비롯해 코오롱그룹주는 이날 건설계열사인 코오롱건설(003070)의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되면서 급락세를 나타냈다. 코오롱과 코오롱건설, 코오롱아이넷이 나란히 하한가로 마감했고, FnC코오롱도 2%대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앞서 지난 29일에는 현대증권이 두산중공업에 대해 "올해를 기점으로 발전과 담수부문의 외형과 이익이 본격 성장함에 따라 장기성장 국면 진입이 예상된다"며 적정주가로 14만원과 투자의견은 `매수`의 긍정적인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이날 두산그룹주는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 출자에 따른 재무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일제히 급락세를 연출했다.

특히 외국계인 노무라증권은 같은날 두산인프라코어가 해외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한데 대해 부정적인 뉴스라고 평가하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하면서 두산그룹주 급락에 기름을 끼얹졌다.

두산그룹측이 미국의 건설장비업체인 밥캣 인수과정에서 채권단과의 채무약정에 대한 오해가 있었고, 향후 추가 출자는 없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진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증자결정이 "너무 갑작스럽다고 느낄만큼 회사에 대한 정보는 부족했다`며 두산그룹과의 소통문제에 실망감이 컸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반응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042670)와 두산(000150)의 주가는 이날 하한가로 마감한 것을 비롯해,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이 각각 11%대와 6%대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되면서 시장에 부정적인 루머가 나오면 주가가 곧바로 급락세 나타내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면서 "증권사 보고서를 근거로 투자를 한 투자자는 물론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도 예상치 못한 악재출현으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안좋을수록 애널리스트들이 좀더 신중한 분석을 통한 보고서를 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