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복지부 장관, 계엄 해제 국무회의 안 간 이유

by이지현 기자
2024.12.05 10:26:49

국회 복지위서 3일 계엄 전후 국무회의 질타
“계엄 해제 반대하기 때문에 안 간 것 아냐”
포고령 ‘의료인 48시간 내 복귀’ 사전 논의無

[이데일리 이지현 이지은 기자] “전 10시 17분에 도착했다. (대통령을 말릴)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참석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3일 밤 상황에 대해 묻자 조규홍 장관은 “회의는 9시부터 시작한 거 같은데 (오후) 10시 17분 정도 회의 말미에 도착해 45분경에 회의실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엄 선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짧게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9시 14분쯤 국무회의 참석 요청을 했고, 조 장관은 차편 마련에 시간이 걸려 늦게 도착했다고 해명했다. 조 장관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 자리를 이동했고 실제 비상계엄 선포는 이날 밤 10시 23분에 이뤄졌다. 조 장관은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너무나 놀라 경황이 없었다”며 “누가 어떤 얘기를 했지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로 다음날 새벽 개최된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에는 조규홍 장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유에 대해 조 장관은 “새벽 2시 6분쯤 국무조정실에서 문자를 통해 참석을 요청했지만, 문자 인지를 새벽 4시경에나 알았다”며 “인지를 하고 국조실에 전화를 걸어서 회의가 끝났다는 걸 알았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참석했다면) 계엄해제에 당연히 동의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주민 국회 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국회가 계엄 해제에 대한 요구를 의결하고 2시간이 넘게 계엄상태가 유지가 됐다. 이유는 국무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서라고 대통령이 얘기했다”며 “다른 누구보다도 신속하게 (계엄해제 국무회의에) 참석을 했어야했다”고 질타했다.

전날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상당수의 국무위원이 일괄사의키로 했다. 조 장관은 “동감한다”며 “다만 사의를 밝히더라도 최종 사표 수리 전까지는 현직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 발표된 계엄사령부 제1호 포고령도 논란이 됐다.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부분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용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했다. 조 장관은 “대화와 설득, 착실한 의료계혁을 통해 (의료인의) 복귀를 유도한다는 정부 방침에 배치된다”며 “그 표현이 매우 거칠고 과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6개 항목 중에 유일하게 특정 직역에 대한 내용이었다”며 거듭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