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 단일화가 승패 가를 듯

by신하영 기자
2022.06.01 22:40:25

[선택 6·1]조희연, 보수 분열 ‘3선 성공’ 전망
부산 하윤수 후보, 현직 김석준 후보에 앞서
경기도 단일화 성공한 임태희 후보 1위 예측
17개 시·도 진보·보수 각 7곳 우위, 3곳 경합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일 서울 서대문구 한 빌딩에 마련된 선거 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6·1 교육감선거의 승패는 단일화에서 갈렸다. 진보·보수 진영에서 단일화에 성공한 후보들이 출구조사 결과 1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선 일찌감치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진영 조희연 후보가 3선 고지를 밟을 것으로 예측된다. 1일 MBC·KBS·SBS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38.6%로 1위를 차지해서다. 2위 조전혁 후보(26.3%)와는 12.3%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조희연 후보는 강신만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렸다. 반면 보수진영 후보로 나선 조전혁 후보는 박선영·조영달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2007년 직선제가 도입된 교육감선거에선 단일화가 승부를 갈렸다. 서울에서도 조희연 후보는 2014년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39.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시 문용린·고승덕 후보는 단일화에 실패, 각각 30.75, 24.3%로 교육감 자리를 조 후보에게 내줬다. 2018년 선거에서도 조 교육감은 46.6%로 박선영(36.2%), 조영달(17.3%)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단일화 효과는 이번 선거에서도 입증됐다. 경기도에선 임태희 후보가 보수진영 단일 후보로 떠오르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날 출구조사에선 지지율 54.3%로 진보 성기선 후보(45.7%)를 8.6%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지역은 진보진영 이재정 교육감이 2선에 성공한 지역이지만, 이 교육감이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진보진영 후보가 난립, 단일화에 진통을 겪었던 곳이다.

부산교육감 선거에선 김석준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보수 하윤수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출구조사에서 하 후보가 지지율 52.3%로 김 후보(47.7%)를 4.6%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에선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박종훈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 50.8%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보수 단일화에 성공한 김상권 후보의 지지율(49.2%)과는 1.6%포인트 차로 접전이 예상된다.



충북에서는 보수진영 단일화에 성공한 윤건영 후보가 5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현직인 김병우 후보(43%)를 무려 14%포인트 차로 앞선 것이다. 윤 후보가 당선된다면 단일화 효과가 현직 프리미엄을 압도한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제주 역시 보수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김광수 후보가 지지율 57%로 3선에 도전한 이석문 후보(43%)를 14%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에선 현직인 강은희 후보(63.1%)가 엄창옥 후보(36.9%)를 가볍게 누를 것으로 예측됐다. 인천에선 도성훈 현직 교육감(41.2%)이 보수 진영 최계운 후보(40.9%)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대전에선 현직인 설동호 후보(43%)가 진보진영의 성광진 후보(29.9%)를 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에선 현직인 최교진 후보(33.5%)가 강미애 후보(19.9%)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에서도 현직 김지철 후보가 지지율 34.6%로 보수진영 이병학(27.9%)을 후보를 앞설 것으로 예측됐다.

울산에선 현직인 노옥희 후보가 52.8%의 지지율로 보 김주홍 후보(47.2%)를 5.6%포인트 차로 앞설 것으로 예측됐다. 강원에선 같은 보수 진영의 신경호 후보(28.9%)가 유대균 후보(22.7%)를 누르고 출구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경북에도 같은 보수 진영의 임종식 후보(51.6%)가 마숙자 후보(27.3%)를 24.3%포인트 차로 압도할 전망이다. 진보 후보들만 출전한 전북과 전남에선 각각 서거석(42.8%)·김대중(43.5%) 후보의 승리가 예측됐다.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가 승패를 가르면서 이에 대한 비판론도 커지고 있다. 이번 선거 이후라도 직선제를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감 선거 때만 되면 선거공학적인 후보 단일화 얘기가 거론되는 등 교육이 정치화되고 있다”며 “교육이 정치와 이념에 매몰되면 학생들을 위한, 현장 중심의 교육정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선 진보·보수진영이 각각 7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나머지 3곳은 경합 양상이다. 경합 지역에서 진보진영이 승리해도 결과적으론 보수진영의 약진이 예상된다. 4년 전 선거에선 진보성향 후보들이 17개 시·도 중 14곳에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