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E·퀄컴 회장도 축하한 삼성 이건희 25년(종합)

by김정남 기자
2012.11.30 20:04:41

이건희 삼성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 호암아트홀서 열려
구글·GE·퀄컴 등 세계적인 업체서 축전 "세계 최고 축하"
이건희 25주년 '도전' 화두 던져 "더 성장해야 한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건희 회장의 취임 25년, 삼성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구글·GE·퀄컴 등 세계적인 업체의 회장들이 직접 영상을 보내 이 회장의 취임 25년을 축하했다. ‘싸구려’ 취급을 받던 변방의 이 작은 업체는 25년 사이 일약 성장했다. 다만 이 회장은 이 같은 장족의 발전에도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멀다”면서 또 다시 ‘도전’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30일 삼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0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이 회장의 취임 25주년 기념식에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잭 웰치 전 GE 회장,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비토리오 콜라오 보다폰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적인 업체의 전·현직 회장들은 축전을 보냈다. 구글·GE 등은 아직도 삼성보다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더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다.

이들은 “삼성을 세계 최고로 키워낸 이 회장의 취임 25주년을 축하한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도약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외에 가마타 가오루 와세다대 총장,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발레리나 강수진, 야구선수 이승엽 등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최고위관계자는 “25년간 이 정도로 성장한 것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라고 할 만하다”고 했다. 세계 최고 기업의 회장들이 앞다퉈 축전을 보낸데 따른 반응이었다.

기념식에 참석한 이 회장은 지난 25년을 떠올리면서 잠시 소회에 잠겼다. 호암아트홀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45세 나이에 삼성그룹을 떠안았던 바로 그 자리였다. 그는 “25년 전 이 자리에서 삼성의 새 역사 창조를 다짐했다”면서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인재육성과 기술확보, 시장개척에 힘을 쏟고 사회공헌에도 노력을 기울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1987년 취임 초 삼성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절감해 신경영을 선언하며 낡은 관행과 제도를 과감하게 청산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내 비장하게 도전이라는 화두를 또 다시 던졌다.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약속한지 어느덧 사반세기. 그 사이 회사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지만, 그의 도전 정신만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이 회장은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멀다”면서 “위대한 내일을 향해 새롭게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더 성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고 부단히 성장하는 기업”을 가장 중요한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하면서 “다시 한 번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삼성의 제품과 서비스로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자”고 당부했다.

세계 최대 전자업체에 오른 것에 만족하지 말고, 전 산업계를 아우르는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서자는 다짐으로 읽힌다. 그가 1980년대 그렇게 선망했던 IBM은 물론 코카콜라·애플·맥도널드 등 세계적인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삼성을 앞선다. 이 회장은 “보다 멀리 보고 앞서 기회를 잡아 초일류기업 삼성의 역사를 건설하는 주역이 되자”고도 했다.

그는 또 ▲늘 활력이 샘솟는 창의적인 기업 ▲고객과 주주는 물론 국민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기업 등도 중요한 초일류기업의 모습이라고 전했다.

1시간 20분가량의 기념식을 마친 이 회장은 오후 5시 홍라희 여사와 함께 행사장을 나왔다. 이어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취임 25주년 기념 사진전을 7분가량 참관했다. 이 회장의 지난 25년 족적이 흑백과 컬러로 표현된 사진전이다. 자신의 젊은 시절을 본 이 회장은 간간히 옅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는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대신했다.

이날 행사는 이 회장의 영상 메시지 외에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 ▲삼성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한우리 합창단의 축하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회장 등 삼성 일가 외에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와 가족,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등 550여명이 참석했다. 이어 이 회장 등 삼성 일가와 사장단, 삼성인상 수상자들은 시상식을 마친 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로 이동해 축하 만찬을 함께 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가운데)과 부인 홍라희 여사가 30일 오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 뒤에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보인다. 한대욱 기자.
30일 오후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된 이건희 삼성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에서 이 회장과 부인인 홍라희 여사가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