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앙금' 털었나…엔씨, 존심 버리고 네이버 광고

by함정선 기자
2012.11.14 15:03:13

엔씨 출신 게임사 문제로 2008년 이후 NHN에 등돌려
대작 블소 부진 마케팅 강화, 불편한 관계 개선 ''분분''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4년 앙금’이 풀린 것일까. NHN만 보면 철저히 고개를 돌렸던 엔씨소프트(036570)가 네이버에 대대적인 광고를 게재했다. 자존심을 버릴 만큼 아쉬운 상황인지, NHN(035420)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인지 화제에 오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대작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네이버 메인에 광고를 집행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08년부터 네이버에는 광고를 하지 않았다. 다음이나 네이트 등 다른 포털에는 실으면서도 막상 국내 방문자수 1위인 네이버만 뺐다.

네이버 운영사인 NHN과의 불편한 감정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엔씨소프트의 핵심 인력들이 나와 만든 개발사 블루홀스튜디오의 게임을 NHN이 퍼블리싱하자 NHN에 감정이 상했던 것.



엔씨소프트는 이 개발사가 자사 기술을 유출했다며 민형사 소송까지 제기했다. 그런 상황에서 블루홀스튜디오와 손잡은 NHN이 곱게 보일리 없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회사의 사활이 걸린 게임 ‘아이온’을 출시하면서도 네이버에는 광고를 싣지 않았다.

이처럼 감정의 골이 깊은 상황에서 네이버에 광고를 게재한 것을 놓고 업계는 엔씨소프트가 자존심 대신 실리를 택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블레이드앤소울의 성적이 기대에 못미치자 네이버 광고를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는 것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지난 3분기 3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월 평균 약 110억원 수준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출시 당시 월 160억원을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에는 못미쳤다. 또한 5년 이상 시장점유율 약 20%를 기록하며 국내 게임시장 1위를 지켜온 ‘아이온’과는 달리 블레이드앤소울은 외산게임에 밀려 시장점유율 12%대로 2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로인해 지난 7일 실적 발표 이후 주가도 연일 하락, 이날 현재 15만원대로 주저 앉아 지난해 말 30만원대에서 거의 반토막 났다.

한편으로는 문제가 됐던 개발자들이 블루홀스튜디오를 퇴사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엔씨소프트가 자연스럽게 묵은 감정을 떨쳐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광고전략일 뿐 확대 해석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전략상 필요해 네이버에 광고를 집행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