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수미 기자
2007.04.18 16:59:23
[이데일리 김수미기자] 독자와 광고주들이 신문을 외면한 지는 이미 오래됐다. 인터넷과 UCC 등 새로운 미디어들이 신문시장을 잠식하면서 위기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월가의 애널리스트들도 속속 보따리를 싸면서 신문산업이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토마스 바이젤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크리스타 소버 쿼를이 신문업종 담당을 그만둔데 이어, 이번 달에는 메릴린치 애널리스트 로렌 리치파인이 19년간 담당해왔던 신문업종과 결별했다.
유력한 경제지들인 가넷, 트리뷴, 뉴욕타임즈의 애널리스트들은 더 이상 신문업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위기다.
미국 발행부수공사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9월 미국의 일별 신문 발행부수는 1985년의 6230만부에 비해 30% 감소한 4370만부에 그쳤고, S&P 500 발행·출판 지수 역시 2004년 4월에 비해 14%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문업종의 애널리스트가 되는 것은 `이미 망한 가전제품 회사의 수리공`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골드만삭스의 피터 어퍼트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그는 "담당한 9개의 신문업체 가운데 매수 의견을 제시할 만한 곳은 게이트 하우스 미디어 단 한 곳뿐"이었다며 "아무도 찾지 않고 아무도 쓰지 않는, 현재로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신문산업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신문업종 애널리스트들의 업무 환경은 더욱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신문업체들의 매출이 5년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퍼트는 1분기에 신문업체들의 평균 매출이 5%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는 19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넷사는 영업이익이 1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타임즈 또한 17%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24일 실적을 발표할 맥클라치 역시 18% 가까이 영업익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가 11명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문가들은 미국 최대의 신문 발행업체이자 USA투데이의 발행사인 가넷의 총매출액이 1%, 두 번째로 큰 규모인 시카고 트리뷴은 5%, 뉴욕타임즈는 14%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각각 내다봤다.
메릴린치의 칼 최는 신문업체들의 주가가 평균 18%씩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와코비아 캐피탈 마켓의 존 져네디스 애널리스트는 그의 칼럼에서 몇몇 사람들은 애널리스트들에게 2분기 신문업체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메릴린치의 리치 파인은 "신문 산업이 수익을 내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특히 조만간 신문과 방송의 통합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신문업계는 이 같은 변화에 조속히 대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업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변심’은 담당 애널들의 잇따른 진로 변경으로 현실화 되고 있다.
토마스 바이젤의 신문업종 담당이었던 소버쿼를은 인터넷과 광고업종으로 눈을 돌렸고, 크레딧 수지의 데브라 슈바르츠 역시 7년 만에 회사를 떠나 대학원에 진학했다. 크레딧 수지의 대변인은 새로운 애널이 슈바르츠 대신 신문업종을 맡게 될 것이라며 회사차원에서 신문업종에 대해 재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신문업체들이 인터넷이나 광고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한 애널리스트는 칼럼에서, 출판업자들이 독자와 광고주의 새로운 요구사항을 제대로 수용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출판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모튼은 "향후 2년에서 5년내에 신문업계들이 실적 압박에 시달릴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몇몇 신문업체들은 이미 애널리스트들의 이런 변심을 눈치 챈 것으로 보인다. 가넷의 타라 코넬 대변인은 "이는 어쩔 수 없는 변화이며 우리 역시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널들의 변심 외에 신문업 자체의 구조적 요인도 이동을 부추기는 배경이다. 다우존스 대변인 호워드 호프만은 "최근 몇 년간 신문업종의 병합 현상이 심화된 것이 신문담당 애널리스트의 수를 감소시킨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