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광풍에 '대기업 직행' 연고대 계약학과 등록포기 급증
by김윤정 기자
2024.02.14 11:16:13
연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정시 최초합격자 92% 미등록
고대 차세대통신학과 70% 등록포기…삼성전자 계약학과
"의대·서울대 등 타대학 동시합격해 빠져나갔을 것" 추정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올해 대입 정시에서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는 연세대·고려대 등 첨단분야 계약학과 학생들의 대거 등록포기 현상이 나타났다. 의대 정원 확대로 ‘의대 광풍’이 부는 가운데 이들 대학 학생들이 대거 이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최초합격자 미등록률은 92%(25명 중 23명 미등록)로 집계됐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삼성전자의 계약학과다. 계약학과는 대학이 기업과 계약을 맺어 기업이 요구하는 특정 분야를 전공으로 개설한 학과다.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다른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는 최초합격자 10명 중 7명이 등록을 포기해 70%의 미등록률을 보였다. 이는 전년도 16.7%보다 4배 이상 오른 수치다.
다른 계약학과 상황도 유사하다. 현대자동차의 연계 계약학과인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최초합격자 20명 중 13명(65%)이 등록하지 않아 지난해(36.4%)의 두배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반도체공학과는 10명 중 5명(18.2%)이 미등록해 전년도(18.2%)보다 3배 높았다.
이들 계약학과의 정시 등록 포기율은 해당 대학 전체 학과 평균보다 높았다. 올해 연세대는 최초합격자 1695명 중 483명(28.5%)이, 고려대는 1650명 중 321명(19.5%)이 등록을 포기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연세대·고대 인문계열 합격자는 서울대 인문계열로, 연고대 이공계열 합격생은 의대·서울대 등에 동시 합격해 빠져나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