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1명도 안 낳는다…韓 출산율 0.84명 `전 세계 최하위`

by원다연 기자
2021.08.25 12:00:00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 확정
작년 출생아 20만명대 첫 진입
세종 1.28명, 서울 0.64명 격차
평균 출산연령 33.1세로 늘어나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세계 꼴찌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인 0.84명까지 떨어졌다. 연간 출생아수는 2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0년 출생 통계(확정)’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의 0.92명 보다 0.08명(-8.9%) 감소했다. 이는 1970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후 역대 최저치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8년 0.98명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진 뒤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61명(2019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들 중 합계출산율 0명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 36회 맘앤베이비엑스포’에서 주부들이 아기용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 23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300명(10.0%) 줄어 역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1970년대만 해도 100만명대였던 출생아 수는 2002년에 40만명대, 2017년에 30만명대로 추락했고 지난해 20만명대까지 떨어졌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지난해 5.3명으로 전년보다 0.6명 감소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1.28명), 가장 낮은 곳은 서울(0.64명)이다. 시군구 단위로 보면 전남 영광(2.46명), 전남 장흥(1.77명) 등에서 합계출산율이 높았고 부산 중구(0.45명), 서울 관악구(0.47명) 등에서 낮았다.

여성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40대 초반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출산율은 30대 초반(78.9명), 30대 후반(42.3명), 20대 후반(30.6명), 20대 초반(6.2명), 40대 초반(7.1명) 순으로 높았다.

합계출산율 및 출생아 수 추이. (자료=통계청)


이 가운데 30대 초반은 1년 전보다 7.3명(8.4%) 줄고, 20대 후반은 5.1명(14.2%) 줄었다. 40대 초반이 0.1명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연령대도 모두 출산율이 감소했다. 평균 출산연령은 33.1세로 1년 전보다 0.1세 상승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은 33.8%로 전년보다 0.5%포인트 늘었다.

출산 순위별 출생아 수를 보면 셋째아 출생이 전년보다 3000명(12%)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첫째아와 둘째아도 각각 8.6%, 11.8% 감소했다. 첫째아의 여성 평균 출산연령은 32.3세, 둘째아는 33.9세, 셋째아는 35.3세였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로 계산하는 출생 성비는 104.8명으로 1년 전보다 0.7명 줄었다. 첫째아 출생 성비는 104.8명으로 1.4명 줄었고, 둘째아는 104.7명으로 0.6명 감소했다.

지난해 태어난 쌍둥이(다태아)는 1만 30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4.9%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0.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30대 후반 여성 출산 중 쌍둥이 비중은 7.3%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부모가 결혼한 뒤 2년 이내에 첫째아를 낳은 비중은 55.5%로 1년 전보다 1.6%포인트 줄었다. 법적 혼인 외의 출생아는 7000명으로 전체의 2.5%였다.

지역별 합계출산율. (자료=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