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19.03.05 10:25:22
"문건에서 한 언론사의 같은 성 가진 세 명의 이름 봤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10년 전 사망한 배우 고(故) 장자연 씨의 동료 윤지오 씨가 실명과 얼굴을 처음으로 드러내며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대한 의문점을 나타냈다.
윤 씨는 장자연 사망 10주기를 이틀 앞둔 5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했다. 10년 전 장 씨가 언론사 사주 등이 포함된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할 당시 그 자리에 동석했던 동료 배우인 윤 씨는 이날 처음으로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최근 ‘13번째 증언’이라는 책을 통해 경찰 수사과정과 장 씨 관련 의혹을 밝힌 윤 씨는 “그동안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장자연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피해자가 숨어 살지 않고 오히려 존중받는 걸 보면서 한국도 그래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며 “가해자가 오히려 떳떳하게 사는 걸 보면서 억울했다”고 말했다.
책 제목처럼 지난 10년간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13번의 경찰 조사를 받은 윤 씨는 소각된 장자연 문건을 직접 봤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윤 씨는 “문건을 공개한 소속사 대표가 유가족과 원활한 관계가 아니어서 중간에서 전달자 역할을 했다”며 “문건에 (장)자연 언니가 저에 대해 남긴 글이 있다고 해서 유가족이 보기 전에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씨는 이미 언론에 거론되며 의혹을 받은 이름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억하기엔 한 언론사의 같은 성(姓)을 가진 세 명의 이름이 거론돼 있었다”며 “13번의 경찰 조사에 늘 성실하게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윤 씨는 또 “당시 어린 제가 봐도 수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경찰이 수박 겉핥기식의 질문을 늦은 시간에 반복하다 보니 ‘왜 이런 질문을 하나. 중요한 것은 따로 있는데’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관련 진술을 한 뒤 오히려 어려움이 많았다는 윤 씨는 관련자들의 무혐의가 “이해되지 않았다”면서 “법적 효력은 없지만 기억할 수 없는 부분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말에 여러 차례 최면수사도 받았다. 그런데 경찰은 최면수사에서 말한 걸 (최면에서) 깨고 나면 왜 기억하지 못하냐고 오히려 추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윤 씨는 “사건이 덮이는 걸 보면서 무서웠다”며 “관련 청와대 국민 청원이 없었다면 재수사가 가능했을까”라고 말했다.
“지난 10년을 피해자처럼 살았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윤 씨는 “경찰 조사가 몇 차례 진행되면서 경찰이 집까지 데려다 줬는데 미행이 붙은 적이 있다. 차를 멈추고 왜 쫓아오느냐고 물어보니 취재 차량이었다. 유독 집착을 보인 언론사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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