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취임 韓 경제ㆍ산업에 가장 광범위한 영향"
by김경은 기자
2016.12.23 14:33:44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 내년 한국 경제와 산업에 가장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3일 내놓은 ‘2017년 산업 전망’에 따르면 트럼프의 공약이 기존 미국 정부의 정책과 너무나 상이한 만큼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크고, 내년 산업별 업황 전망도도 트럼프 정책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7년 한국 경제와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이슈로 △만성 공급과잉, △중국 내 산업 구조조정,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영향 등 세 가지를 꼽고, 세 가지 이슈 가운데 미국 대선에 따른 영향이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줄 것으로 꼽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노선이 기존 오바마 행정부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동환 연구원은 “트럼프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자동차, 정유, 석유화학, 섬유, 의류 등 5개 업종은 향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조선, 해운 등도 다소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정부가 들어설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건설이 유일하며 나머지 업종은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 공급과잉, 중국 내 구조조정, 미국 대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조선과 해운이 가장 바닥에 위치한다”며 “그러나 의류, 섬유 등 2개 업종도 스펙트럼 상 적색 영역에 있어 위기 상황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혜영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산업 가운데 밀어내기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정유는 국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나,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있는 철강은 중국의 생산량 감소로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소재 및 중간재 수출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대중 수출 감소 우려가 높다”고도 했다. 현재 중국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철강, 조선, 정유 등 만성적인 공급과잉 산업에 대해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가장 전망이 밝은 산업은 반도체로 유일하게 파란색 영역으로 나타났고 휴대폰, 음식료, 석유화학 등은 녹색 존에 위치해 비교적 안정적인 한 해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반도체는 과거 기업의 PC 교체 주기 등 특정수요 의존도가 높았으나 지금은 수요가 다양하기 때문에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또 올해에 비해 경기 사이클이 하락한 업종은 음식료, 건설, 의류 등 3개 업종이며 석유화학은 오히려 둔화에서 안정으로 한 단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으로 분류된 산업은 조선, 해운, 철강 등 9개에 달해 1년 전에 비해 3개 업종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