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민정 기자
2015.06.01 12:01:00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국내외 금융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가장 큰 리스크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또한 저성장·저물가 기조의 고착화와 중국 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정상화 등도 금융환경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1일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를 가계부채 문제(66%), 저성장·저물가 기조의 고착화(64%), 중국 경기 둔화(60%), 미국의 금리 정상화(60%) 등으로 꼽았다.
설문은 국내은행 21명, 비은행금융기관 16명, 금융시장(주식, 채권 및 외환·파생 등) 참가자 33명, 해외 조사대상자(해외 금융기관 한국 투자 담당자) 12명 등 총 8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복수응답 기준으로 응답 비중 50% 이상(응답자의 50% 이상이 리스크로 인식)인 리스크를 주요 리스크로 간주했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가계부채 문제와 저성장·저물가 기조의 고착화, 중국 경기 둔화 등은 중기(1~3년 사이) 리스크로, 미국의 금리 정상화는 단기(1년 이내) 리스크로 인식했다. 가계부채 문제와 미국의 금리 정상화 등은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지만 저성장·저물가 기조의 고착화와 중국 경기 둔화 등은 발생 가능성이 중간인 것으로 응답했다.
직전인 2014년 9월 실시된 서베이와 비교해 보면 저성장·저물가 기조의 고착화가 추가돼 주요 리스크 개수가 3개에서 4개로 증가했다. 또한 가계부채 문제를 주요 리스크로 응답한 비중은 직전과 비슷(67% → 66%) 했으며 미국의 금리 정상화(양적완화 종료 포함, 70% → 60%)와 중국 경기 둔화(64% → 60%)를 주요 리스크로 꼽은 응답 비중은 하락했다.
응답 기관별로 보면 주요 리스크 비중이 조금씩 달랐다. 국내은행 응답자는 가계부채 문제(71%)에 대한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금융기관의 수익성 기반 약화(52%)도 주요 리스크로 인식했다.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대부분의 응답자가 가계부채 문제(94%)를 주요 리스크로 응답했으며 저성장·저물가 기조의 고착화(75%)에 대해서도 높은 응답 비중을 보였다. 금융시장 참가자 및 해외 조사대상자는 미국의 금리 정상화, 중국 경기 둔화 등 해외 관련 리스크에 대한 응답 비중이 높은 반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응답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단기(1년 이내)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다`는 응답 비중이 58%로, `높다`는 응답 비중(6%)을 크게 상회했다. 그러나 중기(1~3년)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다`는 응답 비중(32%)이 `낮다`는 응답 비중(24%)을 상회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기 금융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2013년 이후 2014년 상반기까지 감소 추세에 있었지만 2014년 하반기 이후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시스템 안정성 신뢰도(향후 3년간)에 대해 93%가 `보통` 이상으로 응답한 반면 `낮다`는 응답은 7%에 그쳐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