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충격과 공포`..태풍에 휩쓸린 코스피 대폭락

by장영은 기자
2011.08.08 15:49:39

개인 투매 물량 `폭주`에 외국인 매도세는 `주춤`
한때 1860선까지 밀려..2년7개월만에 `사이드카`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코스피가 1870선 아래로 내려 앉았다.

지난 주말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처음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또 등급 전망은 `부정적(negative)`으로 유지했다.

이에따라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던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깊어졌고 투자 심리는 급격히 냉각됐다.

8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대비 74.30포인트(3.82%) 하락한 1869.45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주부터 5거래일째 급락세를 이어가며 하루새 3% 넘게 떨어졌지만 그나마 장 중 저점과 비교했을 때는 낙폭의 절반 정도를 되돌린 것이다. 5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무려 170조4906억원에 달한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143.75포인트 폭락하며 1800선까지 주저 앉았다.  장 중 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9월10일(1791.95) 이후 최저치다. 오후 1시23분께는 지난 2009년 1월 이후 2년7개월만에 처음으로 사이드 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장 시작 전에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 조치가 이미 예상됐던 바이고, 미국 국채 금리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장 초반 지수는 약보합권까지 올라오며 안정되는 듯 했으나 수급 여건이 악화되면서 이내 낙폭을 확대하는 흐름이 지속됐다.  

개인의 매도 공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빠르게 매도 물량을 늘리기 시작한 개인은 하루 종일 7331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지수가 폭락하자 오히려 장 막판 매도 규모를 줄이며 781억원어치의 매도 우위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은 642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특히 연기금(4078억원)과 투신(1440억원) 증권(1512억원)에서 많이 샀다.

국가 지자체 창구를 통해서도 1492억원의 순매수가 들어왔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차익거래에서는 590억원, 비차익거래에서는 3672억원 등 총 5262억원의 순매수가 집계됐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아침에는 다소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안정을 찾는 듯했으나 개인 투매가 나오면서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신용이 많았던 투자자들을 위주로 반대매매를 우려한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매도 도미도`현상이 나타났다"며 "경기 요인이 아닌 돌발적인 상황에 의한 하락으로 바닥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 업종이 내렸다. 가장 적게 떨어진 철강및금속 업종이 2% 후반의 하락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낙폭도 깊었다.

특히 투자심리가 약해지면서 증권 업종은 6.4% 떨어지면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밖에 은행과 보험 등 금융 관련 업종들은 하루 종일 약세를 지속했다.

시총 비중이 큰 업종 가운데서는 기계와 전기전자 화학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밀렸다.

중소형주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형주에 비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중소형주를 위주로 손절매 물량이 많이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중형주가 3.91%, 소형주가 6.03% 떨어지면서 시장대비로도 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사위 50위까지 오른 종목은 한개도 없었다. KB금융(105560)과 하이닉스(000660)가 7% 넘게 폭락했고 LG화학(051910)과 삼성생명(032830) 한국전력(015760) 등이 4% 대로 하락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3%대로 동반 급락했고 현대모비스(012330)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현대중공업(009540)과 신한지주(055550) SK(003600)J이노베이션도 모두 3% 넘게 내렸다.

삼성전자(005930)는 한때 약보합권까지 반등했으나 재차 낙폭을 확대하며 76만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오르는 종목을 찾기가 힘든 하루였다. 상한가 6개를 포함해 33개 종목이 오르고 있고 하한가 19개를 비롯해 864개 종목이 내리고 있다. 10개 종목은 보합이다.

증시가 폭락하면서 투자심리는 급격히 얼어붙고 있지만 거래 자체는 활발했다. 이날 거래량은 5억6482만주, 거래대금은 10조6822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