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지영한 기자
2007.09.04 19:10:39
''10년만의 무분규''..향후 노사관계 새로운 전기
성실교섭, 파업자제, 여론수렴 등 전향적 협상태도
노사 공생공존의 기틀 마련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현대차(005380) 노사가 4일 울산공장 본관 1층 아반떼룸에서 열린 12차 본교섭에서 올해 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1997년 이후 10년만에 파업 없이 무분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노사 모두 협상과정에서 성실하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줘 향후 노사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1997년 이후 10년 만에 이뤄낸 무분규 협상타결로, 현대차의 파업 악순환의 고리가 마침내 끊어졌다. 습관처럼 이어지던 '협상 – 결렬 – 파업- 타결'의 고질적인 협상패턴이 노사의 '무분규'를 향한 의지 앞에서 깨져버린 것이다.
올해 협상에서 노사 양측은 '회사의 파업 전 일괄제시', '노조의 파업 유보' 등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전향적인 협상태도로 '무분규 타결'의 의지를 보였다.
또한 협상 결렬, 쟁의행위 가결 등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협상을 계속해, 현대차 노사가 이제 과거의 소모적인 대립구조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였다. 해외공장 문제 등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세련된 협상기술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달라진 노사의 모습은 조합원들로 하여금 '파업을 해야만 얻어낼 수 있다'는 과거의 선입견과 불신을 걷어낸 전기를 마련 하였으며, '대화와 협상만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귀중한 선례를 남겼다.
특히 노사 모두 '파업'에 대한 부담을 털어낼 수 있게 돼, 앞으로 매년 이어질 임금협상이나 단체협상 등 각종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는 동시에, 지속적인 무분규 타결과 노사화합의 일대 전환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환율 하락, 유가 상승, 자동차 시장에서 사활을 건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 구도 등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 이번 무분규 타결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파업으로 인해 매년 발생하던 천문학적인 생산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으며, 조합원들도 파업으로 인해 파업일수만큼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입어야만 했던 임금손실 없이 협상의 결실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또 생산차질 없는 협상 타결로 파업시 협력업체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됐고, 만성적인 파업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어왔던 현대차 국내외 브랜드 이미지와 대외 신뢰도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