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데이터로 AI훈련 이제 끝…효율·경제적 AI개발 필요"

by김상윤 기자
2024.10.01 16:39:32

[내슈빌(테네시주)=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과거 인공지능(AI) 모델 훈련에 사용된 데이터는 대부분 무료였다.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고, 얼마나 수익성 있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며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집중해야한다.” (이리나 티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리서치 팀리더)

9월30일(현지시간) 미 테네시주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연례회의에서 효율적인 인공지능(AI)경제에 대한 주제로 이리나 티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리서치 팀리더(왼쪽 두번째)와 로버트 시먼스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상윤 특파원)
9월 29~30일(현지시간) 미 테네시주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연례회의는 실물경제를 논의하는 장인 만큼 AI가 주요 어젠더로 등장했다. AI에 대한 과잉투자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AI를 마냥 장밋빛 미래로만 간주하지 말고, 비용을 줄이면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티텔 리더는 “아직 AI는 초기 단계인 만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봤다. 그는 “현재로서는 전문서비스 부문에서 주로 AI를 채택하면서 도입률이 5% 정도인데, 널리 확산하기까진 수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제조업에서 AI 도입률은 3%에 그치고 있다”면서 “다른 많은 분야에서는 AI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AI가 조만간 인간의 일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면 현장에서 적용은 더디다는 설명이다.



이리나 티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리서치 팀리더
그는 특히 AI 개발에 과거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칩 등 하드웨어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용이 줄 수는 있지만, AI의 원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과거보다 비용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오픈AI의 챗GPT는 AI 개발 초기 단계에서 데이터를 무료, 무단으로 긁어오면서 머신러닝을 했지만, 원천데이터를 보유한 업체와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티텔은 특히 AI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전기를 쓰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AI를 모든 곳에서 사용하는 방식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어디에서 얼마나 수익성 있고 비용 효율적이며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시먼스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
로버트 시먼스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는 AI발전에 따라 인간의 노동력이 어떻게 재분배되고, 새로운 일자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보다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를 분석하면 저숙련 노동자와 달리 인테리어 디자이너, 법률서비스, 금융서비스업 등 화이트칼라 직종은 AI 발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AI 채택이 지연되고는 있지만 노동력 재분배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직장의 변화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미리 준비해야 지속 가능한 AI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