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장 두고 中쇼핑몰 집안싸움…테무, 쉬인 '반독점법' 위반 고소
by박종화 기자
2023.07.19 15:28:02
"쉬인, 협력사 위협해 테무 납품 막아"
테무, 공격적 마케팅으로 쉬인 위협해
美정치권은 두 회사 겨냥해 규제 만지작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 시장을 두고 중국계 온라인 쇼핑몰 쉬인과 테무가 법정 다툼에 휘말렸다. 미 정치권이 이들 기업에 대한 규제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에서 자중지란에 빠진 모양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무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쉬인을 매사추세츠 지방법원에 고소했다. 테무는 고소장에서 쉬인이 테무 등 경쟁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협력사에 초법적인 벌금·벌칙을 부과하는 등 독점 거래를 강요했다고 했다. 이 같은 행위를 통해 쉬인은 패스트패션 의류를 생산할 수 있는 납품업체의 70~80%를 독점하고 있다는 게 테무 측 주장이다.
테무 측은 성명서에서 “쉬인의 공세가 심화하면서 우리 권리는 물론 테무에서 영업하는 판매자와 여러 저렴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반면 쉬인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우린 이 소송이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며 강력하게 우리 입장을 방어할 것”이라고 맞섰다.
쉬인과 테무는 모두 중국에 기반을 둔 온라인 쇼핑몰로 저가 패션 상품을 앞세워 인기 경쟁을 하고 있다.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선 몇 달째 다운로드 수 1, 2위를 다투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센서타워에 따르면 쉬인과 테무의 전 세계 이용자는 지난달 말 기준 각각 1억5200만명, 5600만명에 이른다. 특히 테무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후발주자이지만 공격적인 광고와 할인 전략으로 쉬인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미국 정치권이 이들 회사에 대한 규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제기됐다. 지난달 미 상원에선 800달러(약 101만원) 이하 국제 직배송 상품에 주는 무관세 혜택에서 중국·러시아 회사를 배제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쉬인과 테무는 그간 이 같은 무관세 혜택을 이용해 미국 소비자에게 싼값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같은 달 미 하원의원들도 뉴욕 증시 상장을 준비하는 쉬인을 겨냥해 신장 위구르 지역의 강제 노역과 관련이 없다는 점이 확인될 때까지 기업공개(IPO)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주문했다. 쉬인과 테무는 위구르족의 강제 노역으로 생산된 값싼 면제품을 공급받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