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한성숙, 최고실적으로 바통 넘겼다…“새 리더십 성원 부탁”(종합)
by노재웅 기자
2022.01.27 11:13:45
27일 컨콜서 마지막 인사 남긴 한성숙 네이버 대표
"지난 5년간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하는 네이버 구축"
웹툰·제페토 등 글로벌 시장 도전 성과도 가시화
''글로벌 네이버'' 책임질 최수연 내정자에 응원 메시지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네이버의 계속되는 도전을 이끌어 나갈 신규 리더십을 향한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5년 만에 네이버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한성숙 대표가 27일 열린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남긴 마지막 발언이다. 지난해 7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둔 한 대표는 최수연 내정자에게 바통을 넘기며 밝은 미래를 응원했다.
한 대표는 이날 “2017년 현 경영체제가 갖춰진 이후 네이버는 상생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성장에 대한 비전과 철학하에 기술 투자, 상생, 수익화의 균형을 맞추며 소상공인,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는 네이버만의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며 지난 5년간 걸어왔던 길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지난 2017년 3월 취임한 한 대표는 임기 기간 네이버의 고성장을 이끌었다. 2020년 처음으로 매출 6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도 6조8176억원의 사상 최대 연간 매출을 올렸다. 플랫폼 독점을 통한 불공정 행위와 기업문화에 대한 각종 논란, 정치권 공세와 규제 이슈 등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 속에서 거둔 성과다.
특히 한 대표는 회사의 성장과 함께 이용자, 창작자, 소상공인, 파트너사의 동반 성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핵심 사업 철학으로 삼았다. 지난 5년간 ‘프로젝트 꽃’을 통해 49만 소상공인 및 창작자들의 스마트스토어 창업을 지원하는 데 힘을 쏟았다. ‘개인의 성공을 꽃피우는 네이버가 되겠다’고 끊임없이 강조했던 그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도전에서도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작년 왓패드 인수와 마블, DC 코믹스, BTS(방탄소년단) 등 글로벌 오리지널 IP(지식재산권)와의 협업 등을 통해 웹툰은 1억7000만명의 월간 충성 이용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2억6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메타버스 제페토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전년대비 57% 성장하고, 매출은 318% 증가했다.
한 대표가 포문을 연 네이버의 글로벌 도전은 최수연 내정자가 바통을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열매를 맺기 위한 과정으로 나아간다. 한 대표 역시 CEO 자리에 물러난 이후로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함께 ‘글로벌 네이버’를 위해 이커머스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표는 “최고의 서비스를 끊임없이 선보이는 글로벌 도전의 집합체로서 네이버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기존 사업의 성장과 작년에 성공적으로 이뤄진 인수합병으로 확보한 신규 성장 동력으로 네이버 본연의 경쟁력이 글로벌에도 성공한다는 걸 지속적으로 증명하겠다. 신규 리더십을 향한 여러분들의 성원과 지지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수혜와 신사업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6조8176억원, 영업이익 1조325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8.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1% 증가한 수치다. 4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7.4% 증가한 1조9277억원이고, 영업이익은 8.5% 오른 3512억원이다. 연간 및 4분기 실적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이다.
서치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전 사업 부문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했다. 특히 웹툰과 제페토의 성장에 힘입어 콘텐츠 연간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50.6% 증가한 6929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도 웹툰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매출 확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마블의 이터널스 웹툰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독점 출시됐고, BTS IP를 활용한 오리지널 웹툰은 글로벌 공개 이틀 만에 누적 조회수 1500만을 기록했다. 또 스튜디오 N이 공동 제작한 드라마 ‘그해 우리는’의 성공은 네이버의 콘텐츠 제작 능력 및 IP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 대표는 “올해 웹툰은 다양한 신규 수익모델 도입을 기반으로 한 거래 규모의 성장과 광고, IP 사업을 포함한 글로벌 스토리텔링 플랫폼의 경제 규모 또한 확대해 나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투자, 상생, 비즈니스 간 균형을 맞추며, SME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네이버만의 사업모델을 구축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의 도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