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1.06.15 11:04:53
탈모약 ''핀페시아'' 등 직구 사이트, 중고거래 플랫폼 기반으로 불법유통 확산
국내 허가된 오리지널 제제와 달리 효능, 안전성 검증 안 돼 주의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대한피부과의사회가 피부과 전문의약품 불법유통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최근 전문의약품의 온라인 불법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전문의약품의 온라인 판매 광고 적발은 2016년 2만4928건에서 2019년 3만7343건으로 4년 새 50%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5년 간(2015년~2020년 8월) 총 15만5435건의 광고가 적발된 가운데 이 중 7%(10,255건)는 피부질환 치료제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준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은 “전문의약품은 반드시 의료진의 처방 이 필요함에도, 확인되지 않은 온라인 직구 사이트를 통해 불법 거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피부과 영역에서도 이러한 불법 유통 사례가 많은 것으로 확인 되고 있다. 최근엔 판매 행위가 중고 거래 플랫폼과 SNS 등으로 확대 되면서 의료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거래 품목에는 탈모치료제가 있다. 탈모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눠지는데 국내에서 가장 흔한 유형은 남성형 탈모이다. 남성형 탈모 치료에는 호르몬을 억제하는 피나스테리드 등의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약물치료가 주로 사용된다. 피나스테리드의 오리지널 제제는 ‘프로페시아’인데, 현재 직구 문제가 되고 있는 제품은 국내 허가를 받지 않은 제네릭 제제인 ‘핀페시아’로 알려져 있다. 국내 허가된 제품들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불법임을 알고도 이를 찾는 탈모 환자들이 많은 상황이다.
문제는 핀페시아가 국내에 허가된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효능을 담보할 수 없고, 부작용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실제 탈모 환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핀페시아 복용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주로 언급되는 부작용은 발기부전, 사정장애, 무기력증, 여성형유방증이 있다. 또 오리지널 제제를 복용하다 핀페시아로 바꾼 후 탈모 증상이 오히려 더 악화되었다는 내용의 게시글도 다수 확인된다.
탈모 모발이식을 주로하는 조항래 대한피부과의사회 총무이사는 “탈모는 유형에 따라 치료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올바른 진단이 선행 되어야 한다. 또한 핀페시아와 같은 무허가 제네릭 제제는 오리지널 제제와 효능, 안전성이 동일하다는 검증이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유통 과정도 불분명해 불순물 혼입 위험이 높고 부작용 우려가 큰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러한 불법 거래는 탈모치료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드름 치료에 사용되는 이소트레티노인 제네릭 제제인 ‘아큐파인’의 불법 거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당 제제는 태아 기형 등 부작용 우려 때문에 해당 약을 처방 받을 때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약 또한 SNS에서 검색만 하면 구매대행 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