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업계 최고층 ‘176단 4D 낸드’ 개발 성공

by피용익 기자
2020.12.07 11:00:00

셀 층고 획기적 감소…비트 생산성 35% 이상 향상
내년 중반부터 솔루션 제품 출시…응용처별 시장 확대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SK하이닉스는 업계 최고 수준인 176단 512기가비트(Gb)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SK하이닉스(000660)는 96단 낸드플래시부터 CTF(Charge Trap Flash)와 고집적 PUC(Peri Under Cell) 기술을 결합한 4D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CTF는 전하를 도체에 저장하는 플로팅게이트(Floating Gate)와 달리 전하를 부도체에 저장해 셀 간 간섭 문제를 해결한 기술이다. 플로팅게이트 기술보다 단위당 셀 면적을 줄이면서도 읽기, 쓰기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PUC는 주변부 회로를 셀 회로 하단부에 배치해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앞서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달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 출시를 발표한 이후 반도체를 여러 겹으로 쌓는 적층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낸드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128단을 넘어서는 ‘7세대 V낸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양산 시점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7세대 낸드의 단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이번에 개발한 176단 낸드는 3세대 4D 제품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웨이퍼 당 생산 칩 수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비트 생산성은 이전 세대보다 35% 이상 향상돼 차별화된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2분할 셀 영역 선택 기술을 새롭게 적용해 셀에서의 읽기 속도는 이전 세대보다 20% 빨라졌다. 이와 함께 공정 수 증가 없이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전송 속도는 33% 개선된 1.6Gbps를 구현했다.



낸드플래시는 층수가 높아지면서 셀 내부의 전류 감소, 층간 비틀림 및 상하 적층 정렬 불량(stack misalignment)에 따른 셀 분포 열화 현상 등이 발생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어려움을 △셀 층간 높이 감소 기술 △층별 변동 타이밍(timing) 제어 기술 △초정밀 정렬(alignment) 보정 등 혁신적인 기술로 극복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176단 낸드를 개발했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솔루션화 하기 위해 지난달 컨트롤러 업체에 샘플을 제공했다. 내년 중반에는 최대 읽기 속도 약 70%, 최대 쓰기 속도 약 35%가 향상된 모바일 솔루션 제품을 시작으로 소비자용 SSD와 기업용 SSD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등 응용처별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176단 4D 낸드 기반으로 용량을 2배 높인 1테라비트(Tb) 제품을 연속적으로 개발해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정달 SK하이닉스 낸드 개발 담당은 “낸드 업계는 집적도 향상과 생산성 극대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4D 낸드의 개척자로서 업계 최고의 생산성과 기술력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2020년 4318억GB인 낸드플래시 시장이 2024년에는 1조3662억GB로 확대돼 연평균 33.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 (사진=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