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호 기자
2015.06.18 11:50:15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삼성물산이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벌이는 여론전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일모직과의 합병 절차를 진행하면서 기업가치 제고와 합병 후 시너지 창출 방안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엘리엇은 18일 별도로 개설한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심각한 결점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지지한다”면서도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며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심각하게 불공정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엘리엇의 이같은 행보는 삼성과의 소송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에 앞서 합병 반대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엘리엇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및 삼성물산 자사주 의결권 금지 가처분 소송의 첫 심문은 오는 19일 개최된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미래가치와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합병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합병 절차도 관련 법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엘리엇의 여론몰이에 반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엘리엇이 합병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제기한 합병비율 산정의 부당함의 경우 자본시장법 규정에 따라 진행됐기 때문에 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엘리엇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료에서 삼성물산이 자사주 5.6%를 KCC에 매각해 의결권을 되살리고, 삼성그룹 게열사인 삼성SDI와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확히 어떤 법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한 엘리엇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홈페이지 내용은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어떤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명확히 밝히지도 못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삼성물산 측은 “합병 완료 후 공정거래위원회와 순환출자 예외 인정 여부와 해소 방법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6개월 내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