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지역금융의 새로운 역할
by김영수 기자
2014.05.14 14:33:39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금융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생금융상품, 그림자금융 등으로 대변되던 금융자본주의가 후퇴하고 금융의 기본기능에 충실한 금융시스템으로 돌아가자는 금융 패러다임의 전환이 각국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 미국과 영국의 금융업을 중심으로 실물경제와의 관련성을 무시하고 금융업 자체의 수익성을 추구했던 비즈니스 모델이 많은 문제점을 드러냄에 따라 최근에는 ‘부가가치 창출 중심’에서 ‘실물경제 지원기능 중심’으로 이행하는 말하자면 ‘기본으로 돌아간다(Back to the basic)는 시각’이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영국의 은행들은 금융의 기본기능을 소홀히 한 채 파생금융상품과 투자금융(IB)을 중심으로 금융업 자체의 발전을 도모함에 따라 금융의 성장이 실물부분을 앞서는 현상을 초래했다.
그 부작용은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금융에 대한 환상이 만든 쀠뜨와 현상(거짓 세상)이 사라지고 미래 금융업의 불안정성을 나타내는 냉혹한 하인리히 법칙(대형사고에 대한 사전 징후)이 작동하면서 세계 각국은 마침내 금융의 기본기능을 중시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선택하게 됐다.
현 정부의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창조금융도 금융의 기본기능으로 돌아가자는 금융 패러다임의 전환과 무관하지 않다. 창조금융의 백그라운드에는 무엇보다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기능 강화라는 대명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창조경제 실현과 관련해 ‘중소기업의 창조경제 주역화’를 핵심전략의 하나로 강조하면서 중소기업이 가진 능동적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대기업 의존적 성장구조 하에서 발전해 왔지만 창조경제 하에서는 중소기업이 국민경제의 발전에 능동적 기여자로 주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지역금융은 중소기업과의 거래관계가 가장 핵심사업 부문이기 때문에 중소기업금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수레의 양 바퀴와 같이 지역금융과 지역경제가 동반 성장하고 국가경제 발전과 지역 발전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금융의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
지역금융이 새로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민과 고객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제공과 더불어 지역의 학계, 연구기관들과 다양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방안을 연구하는 등 지역의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창의적인 도전이 보상받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다리가 원활히 작동해 새로운 기업이 끊임없이 탄생하도록 창조경제의 주역인 중소기업을 활성화시켜 나가야 한다. 지역내 자금순환시스템과 자금지원 파이프라인의 구축 등 금융적 인프라와 혁신도시와 첨단의료복합단지, 테크노폴리스 등 실물경제 인프라가 상호 유기적으로 원활히 작동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사회적 약자에게 합리적 금융혜택을 제공하고 고객의 가치 창조와 고객보호를 우선하는 원칙을 준수해 건강한 성장을 통해 따뜻한 금융을 실현하는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지역금융은 지역의 효율적 자원배분과 투자 확대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기에 지역금융의 성장이 곧 지역경제의 성장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지역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경제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지역금융을 이용함은 물론, 지역금융도 새로운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여 지역경제의 튼튼한 버팀목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