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가 `달러 박스`..한진·현대, 모처럼 웃었다

by김국헌 기자
2010.08.05 17:03:38

한진·현대, 운임인상으로 상반기 `깜짝 실적`
작년 마이너스 영업이익률 `+`로 돌려
현대 "하반기 사상 최대 영업익"..한진도 낙관

[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작년에 금융위기 중에 빈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던 한국 양대 해운사가 올해 상반기에 모처럼 웃었다. 컨테이너선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양대 해운사는 2분기 운임 인상에 성공한 덕분에, 1년여 만에 순손익을 흑자로 돌릴 수 있었다.

하반기는 전통적인 컨테이너선 성수기이기 때문에 양대 해운사는 하반기 시장도 낙관하고 있다.




5일 한진해운(117930)과 현대상선(011200)이 발표한 상반기 실적은 말 그대로 `어닝 서프라이즈`. 한진해운은 지난 2008년 상반기에, 현대상선은 그해 하반기에 순이익을 낸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흑자를 냈다.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회복세가 두드러지게 눈에 보였다.

각국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물동량이 살아났고 운임도 올랐다. 상반기 물동량은 작년 상반기보다 25% 급증한 949만1000TEU를 기록했다.

덕분에 해운사들은 작년 말 유럽 항로 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TEU) 1개당 75달러씩 인상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 미주 항로 운임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 출처: 현대상선





작년에 마이너스 두 자리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양대 해운사는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률을 `플러스`로 반전시켰다. 특히 컨테이너 선복량 기준으로 10위인 한진해운 컨테이너 부문은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률 7.7%를 기록했고, 18위인 현대상선도 12.4%로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다.

이는 경쟁자인 일본 해운사와 비교해도 뛰어난 성적이다. 11위 MOL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5.8%고, 12위 NYK(9.5%)와 15위 K-라인(7.9%)도 10%에 못 미쳤다.
 
시장 수익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자 위축됐던 중견 컨테이너선사들도 다시 시장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 해운 조사기관 AXS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STX팬오션, 고려해운, 장금상선, 남성해운 등 중견 컨테이너선사 선복량은 작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올해 국토해양부가 사상 최다 물동량을 기대한 가운데, 양대 해운사는 성수기 할증료를 부과했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이 최초로 1800만TEU를 돌파해, 사상 최다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 컨테이너 물동량 추정치는 167만9000TEU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6월보다 21% 증가했고,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8년 7월보다 6% 늘었다.

상반기 말 유류할증료를 부과한 해운사들은 지난 7월부터 유럽 항로에 8월부턴 미주 항로에 1TEU당 수백달러씩 성수기 할증료를 부과했다.

할증운임 덕분에 양대 해운사의 실적은 하반기에 더 빠른 속도로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상선(011200)은 하반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한진해운은 조심스럽지만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윤근 한진해운 상무는 "하반기에 아시아 역내는 장비 부족으로 소강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주 노선이 유럽 노선보다 더 좋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상무는 "유럽 경제 변수가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변동성 장세를 예상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컨테이너 시황이 돌아오려면 오는 2013년은 되야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