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4.05.19 15:29:59
KT,KT&G 등 이종업체 부동산분양 속속 진출
무리한 사업진출할 경우 고전할 수도 있어
[edaily 윤진섭기자] 이종업체의 사업간 영역 컨버전스(융합)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도 융합 바람을 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유선 통신업체인 KT(030200)는 통신사업을 떠나 부산 가야동 KT전화국 부지에 대림산업(000210)과 공동으로‘가야 KT e-편한세상`299가구를 분양한다.
이 사업은 2002년 5월 민영화된 KT가 부동산 분야로 진출한 첫 사업이다. KT는 향후 전국에 산재해 있는 전화국 건물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다.
KT관계자는“차기 사업으로 서울 성수동 강북망 전화국 부지에 주상복합 시행사로 참여할 계획이며, 나아가 강남망 부지,가락동,목동부지를 차례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KT는 한국통신산업개발(KTRD)을 출자 설립했다. KTRD는 이미 지난해 말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에 아파트‘이자리에"의 분양을 마쳤고 서울 서초동 주상복합‘동양파라곤"시행사로도 참여했다.
지난해 민영환된 KT&G(033780)(구 한국담배인삼공사)도 부동산 진출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휴 부동산을 바탕으로 KT&G는 작년에 쌍용건설(012650)을 시공사로 서울 성동지점 자리에 패션상가‘디오트’를 분양한데 이어 올해는 첫 주택사업으로 전북 전주연초제조창 부지 2만1500평에 1000여 가구의 아파트 건립을 모색하고 있다.
고속도로관리공단 건설본부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앞에 주상복합아파트‘펠러티움"을 분양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이종업체의 부동산 시장 진출의 대표적 사례는 포스코건설과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을 꼽을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옛 포항제철)가 보유한 부동산을 관리해 주던 자회사였지만, 포스코가 민영화된 이후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0년 경기도 분당에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파크뷰’를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에 진입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아파트 브랜드‘더 &49406;()’을 내놓으면서 주택사업에 진출, 지난해 매출 1조6425원, 시공능력기준으로 건설업계 7위에 올라섰다. 올해는 세전이익으로 1500억원,매출2조원 내외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도 주택사업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한 케이스다.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은 작년에 주택사업을 통해 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5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대우자동차판매 총 매출액 3조원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종업체의 진출 왜 이뤄지나?=이종업체의 부동산 진출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모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상섭 KT&G 부동산사업팀과장은“금연 운동 등으로 인해 기존 사업 부문에 대한 영업력이 위축될 것으로 모색되면서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부동산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유 부동산 활용 할 수 있다는 점과 기존 사업 영역과의 연계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이종업체의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KT 부동산사업팀 관계자는“KT가 보유한 전화국의 상당수가 대부분 도시 중심부에 위치해 부동산 가치가 상당하다”라며“KT의 뛰어난 정보통신업과 주택건설업을 연계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이종업체들의 부동산업 진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업력(業力)이 짧은 이들 업체들의 위기관리능력을 고려할 때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박사는“중공업위주의 건설시공능력을 갖춘 곳이나 자본력이 탄탄한 공기업 등을 제외하고, 이종업체는 경험부족으로 위기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며“수익 다변화 분위기에 편승해, 부동산 시장에 진출할 경우 자금 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몇 몇 업체는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