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지현 기자
2013.01.30 15:00:00
알바몬 구인광고 중장년도 채용 23.3%로 확대
장기근속자 가능·책임감 강해 업주 선호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파트 상관없이 중장년층 지원받습니다”(피자헛 압구정 2호점) “40~50대 장년 환영합니다”(세븐일레븐 수원점)
‘알바생(生)’이라는 표현이 어색한 시대가 됐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장년 아르바이트 직원을 찾는 구인광고가 늘고 있다. 과거 가사도우미 지하철 택배 등과 같은 일부 서비스업종에 머무르던 중장년층이 패스트푸드와 주유소, 편의점 등 청소년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업종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30일 아르바이트 구인구직사이트 알바몬에 따르면 대리운전업종의 경우 2226명을 찾는 구인광고 중 중장년도 뽑겠다고 밝힌 곳은 23.3%다. 보조출연이나 방청 알바(22.9%), 결혼·연회·장례도우미(22.7%), 청소·미화( 21.7%) 등 대다수 업종에서 20%대를 넘었다. 이 외에 택배·운송·이사(19.7%), 부동산·분양(14.8%), 급식·푸드시스템(13.4%), 농수산·청과·축산(13.2%), 패스트푸드점(12,8%)에서도 중장년층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안수정 알바몬 과장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중장년층은 근면 성실하게 임한다”며 “중장년층의 성실성이 인정받으면서 이들을 선호하는 업종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장기근속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50대 이상 구직자들의 희망 근무기간은 ‘상관없다’가 44.1%로 가장 많았고 1년 이상 장기간을 원하는 경우도 39.3%나 됐다. 반면 10~20대 알바생의 경우 6개월 이상 근무를 원하는 이들이 채 10%도 안 된다.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은 방학을 틈타 일하다 보니 대부분 3개월 만에 일을 그만둔다. 5060 구직자들이 고용주들에게 환영받는 이유다.
이들을 찾는 곳이 늘자 알바에 나서는 중장년층도 덩달아 늘고 있다. 올해 1월 현재 알바몬에 등록된 이력서 중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다. 아직 미미하지만 2009년 0.5%에 불과했던 것에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10대 청소년의 이력서 등록 비중이 7.4%에서 5.2%로 4년새 2.2%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5060세대 채용이 급증하고 있는 업종이 편의점이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은 새벽시간대 근무자를 구하는데 골머리를 앓는 곳이 많다. 여성은 안전문제로 기피하는 시간대인데다 청년층의 경우 음주 등으로 지각 및 결근이 잦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편의점주는 “청소년들을 썼을 때는 새벽시간대 근무자가 무단결근해 대신 밤샘 근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나이 든 분들은 책임감이 강해 지각 한번 하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청소년 알바의 전유물이던 주유소 또한 1020에서 5060으로 빠르게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경기 평택 GS칼텍스점 관계자는 “젊은 세대보다 중장년층이 책임감 있게 일을 더 잘해 이번에도 중장년층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의료보험 등 사회보험 비용이 들어도 이들을 고용하는 게 훨씬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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