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음료전문기업 꼬리표 떼기 쉽지 않네`

by천승현 기자
2010.08.12 15:08:58

상반기에도 여전히 음료매출이 절반
전문약분야 강화 노력 성과 `미미`.."수년내 신약·개량신약 기대"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광동제약(009290)이 전문의약품 중심 제약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좀처럼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신약을 비롯한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올 상반기에 여전히 식품 분야에 비해 의약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 기록한 매출 1402억원중 비타500(413억원), 옥수수수염차(225억원) 등 두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해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는 총 1278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체 매출 2766억원중 46.2%를 차지했다.

반면 의약품 분야에서는 각각 103억원과 62억원 매출을 올린 우황청심원과 쌍화탕 등 일부 일반의약품들만 눈에 띄고 있다.
 
전문의약품은 항암제 `코포랑`과 `독시플루라딘`이 각각 16억원, 2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도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의 대형품목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광동제약의 주력제품중 음료제품만 두각을 나타내고 있을뿐 의약품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일반의약품의 경우 간판제품인 우황청심원과 쌍화탕은 출시된지 20년이 훌쩍 넘었을 정도로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전문의약품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대표할만한 제품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전체 전문의약품 매출은 400억원대에 불과하다.

지난해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전문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85%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광동제약은 제약사로서는 다소 기형적인 매출구조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매출 규모가 국내제약사중 10위권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다른 업체들이 광동제약을 두고 `음료회사`라는 눈초리를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는 2.2%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광동제약이 의약품 개발에 소홀하는 것은 아니다. 2~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전문의약품 분야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광동제약은 지난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제네릭(복제약) 시장을 두드리고 나섰다. 지난 2008년에는 신약·개량신약 등 장기진행과제 연구만을 담당하는 R&D센터 `R&D I`를 설립, 운영중이다.

또 치매·비만·위염치료제 분야에서 신약과 개량신약 개발활동도 펼치고 있다. 외부 인사 적극 영입을 통해 전문의약품 영업력 강화를 꾀하기도 했다.

과거 동아제약이 `박카스`를 비롯한 일반의약품 비중이 높았지만 꾸준한 연구개발로 `스티렌`, `자이데나` 등 신약개발을 통해 체질개선을 한 전례가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전문약 분야에서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어 회사 측은 울상이다.

회사측은 정부의 강력한 약가인하정책, 제네릭 시장 과열경쟁 등으로 효과적인 전문의약품 시장 공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