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도진 기자
2009.05.28 16:32:11
증권업계 `CMA+신용카드` 판촉전 가열
CMA계좌 잔고 38조..3년6개월새 25배 늘어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증권가와 은행권의 `월급통장 쟁탈전`이 2라운드에 돌입할 태세다.
1라운드는 3년전. 증권사들이 CMA(자산종합관리계좌)를 내놓으며 은행에 있던 월급통장 계좌를 대거 흡수했다. 증권사들은 연 4~5%에 이르는 고금리무기로 CMA(자산종합관리계좌)에 그동안 은행의 전유물이었던 월급계좌를 끌어 모았고 은행들은 수수료 인하, 대출 금리 할인 등의 혜택을 내놓으며 수성에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이러한 양상은 잦아들었다.
이젠 2라운드가 시작될 조짐이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올 하반기부터 증권사들이 은행을 통하지 않아도 직접 소액 결제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다음달 일제히 CMA와 연결한 신용카드 상품을 출시하며 월급통장 유치전에 불을 붙이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016360), 동양종합금융증권, 현대증권(003450) 등 중대형 증권사 7개사는 다음달 1일 신용카드와 CMA를 연계한 상품의 일제 출시를 앞두고 판촉작업에 돌입했다.
당초 증권사들은 저마다 가장 먼저 상품을 내놓겠다며 각축을 벌일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였지만 금융감동당국이 `큰 차별성이 없는 상품에 과당경쟁을 자제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모두 내달 1일로 출시일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신용카드와 결합한 상품 출시로 월급계좌 유치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 CMA는 수익률(금리)을 무기로 은행이 독점하던 월급통장 시장에 발을 뻗었다. 하지만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이용하지 못하고 소액결제가 불가능한 점이 발목을 잡아왔다.
이 같은 양상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재균 현대증권 팀장은 "하반기 지급결제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서비스 수준도 은행과 똑같아 지는데다 주식매매도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자산관리가 편리해진다"며 "계좌 증가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질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앞으로 CMA계좌를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공과금·보험료 납부, 인터넷 뱅킹,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자금 인출이 자유로워진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증권사로부터 다양한 투자 정보와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금리도 높은 기존 CMA의 장점도 강조되는 부분이다.
김대홍 굿모닝신한증권 WM부 부서장은 "은행 급여통장도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경우가 있지만 예치기간이나 금액 등 조건이 까다롭다. 하지만 신용카드와 연계한 CMA는 카드 결제일 직전까지 예치금액에 대해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CMA계좌 잔액은 2005년 말 1조5000억원에서 이달 중순 38조원 안팎으로, 약 3년6개월 사이 25배 가량 늘어났다. 올 들어서만 7조원이 늘어난 수치다. 계좌수도 850여만 개로 올들어 60만개 이상 늘었다.
다만 출시 초기 4~5%의 수익률이 적용되던 것과 달리 시중금리 하락으로 현재는 2.7%안팎이라는 점, 은행 통장처럼 예금자보호법 적용이 안된다는 점은 계좌를 옮길 직장인들이라면 염두에 둬야 하는 부분이다.
은행권은 이번에도 증권업계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급여이체를 신청하면 전자금융 및 자동화기기(ATM) 수수료를 감면해주고 대출금리 할인, 환전 수수료 우대 등의 혜택을 내놓고 수성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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