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도 '열일'한 경찰 덕분, 치매 노인 가족 품으로 [영상]
by홍수현 기자
2024.12.31 13:01:16
길 잃고 도로 헤매던 치매 노인 인상착의 알아봐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마트에서 사라진 70대 치매 남성 사건을 잊지 않고 퇴근길에 발견, 무사히 가족에게 인계한 경찰관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31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오후 6시29분 “치매 증세가 있는 남편과 마트에 왔는데, 물건을 구입하는 사이 남편이 사라졌다”는 112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접수한 성남중원경찰서는 즉시 최단시간 내 출동 지령인 ‘코드1’을 발령하고 A(78)씨가 사라진 마트 주변을 수색하는 등 A씨를 찾아나섰으나 A씨가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지 않는 등 문제로 난항을 겪었다. 조 순경 역시 A씨의 인상착의를 숙지하고 수색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진 수색에도 끝내 A씨는 발견되지 않았었다.
| 치매 노인이 길을 잃고 도로 한 가운데를 헤매고 있다. (영상=경기남부경찰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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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 순경은 아무런 성과 없이 퇴근길에 올랐다. 그런데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야간근무를 마치고 교대한 뒤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중 조 순경의 눈에 한 노인이 왕복 8차선 도로 사이 교통섬을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노인은 걸음이 힘에 부치는 듯 도로 안전봉을 잡고 숨을 돌리는 듯하더니 이내 차들이 달리는 도로 위로 위태롭게 걸음을 옮겼다.
A씨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챈 조 순경은 조 순경은 곧바로 지구대에 연락해 A씨의 인상착의를 다시 보내달라고 한 뒤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해 A씨를 향해 다가갔다. 노인은 경찰들이 애타게 찾던 A씨가 맞았다.
조 순경은 A씨에게 “집에 데려다 드릴게요”라고 말했고, 걸음을 멈춘 A씨는 조 순경과 함께 있다가 12시간여 만에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아내 B씨는 “남편이 치매 증상이 있고 고령이라 자칫 위험할 수 있었는데 퇴근 후에도 인상착의를 기억해 발견한 경찰관 덕분에 무사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조 순경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A씨를 발견하고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A씨를 만났다”며 “실종자가 발생했고, 인상착의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경찰관이 아니었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국민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경찰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조 순경이 A씨를 발견해 인계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은 경기남부청 유튜브에 게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