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급' 김근식, 출소 뒤 의정부로..."학교 밀집 지역인데"
by박지혜 기자
2022.10.14 13:42:4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을 복역한 김근식(54)이 오는 17일 출소해 경기 의정부시의 갱생시설에 입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근 의정부시장과 최정희 시의장은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김근식의 의정부 입소 지정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시장은 “김근식은 2006년 출소 후 4개월 사이에만 아동 11명을 성폭행한 흉악 범죄자”라며 “입소 예정이라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인근 160m 거리에는 영아원과 아동임시보호소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일대에는 초·중·고등학교 6개소가 있어 우리 자녀의 안전이 위태롭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김근식의 연고지는 경기도가 아니다”라며 “아무 연관도 없던 의정부에 인면수심 흉악범이 우리 삶에 섞여들어 우리 시민이 혼란과 공포에 빠지고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파괴하는 것을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정부시 갑을 지역구로 둔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관련 내용을 보다 상세히 파악하고 법무부 장관 면담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오 의원 역시 “해당 시설 반경 2㎞ 이내에 7개의 초·중·고 학교들이 밀집된 지역”이라며 “의정부 도심지역의 5000여 명 어린 학생들 곁에 미성년 성범죄자를 둘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코 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며 만약 의정부 지역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법무부에서 이를 강행한다면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해당 조치를 철회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부터 의정부 지역 ‘맘카페’ 등에는 “김근식이 왜 의정부로 오는 거죠?”, “김근식 의정부 갱생시설, 주변에 학교가 너무 많은 거 아닌가요”, “김근식, 의정부엔 얼씬도 못 하게 해야 한다”라는 글이 쏟아졌다. 의정부시장실은 물론 의정부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 법무부 등 관계 인사와 단체의 전화번호를 공유하는 등 단체 항의 움직임도 보였다.
2020년 12월, 초등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조두순이 출소해 경기도 안산시에 주거할 것으로 알려졌을 때에도 이와 똑같은 상황이 나타났다.
당시 “안산 시민들이 조두순의 출소로 불안에 떨고 있다”는 야당 의원에 지적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법무부에 대책을 세우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두순 출소 뒤 주거지 인근 주민들은 아프리카TV BJ와 유튜버 등 인터넷 방송인들이 몰려들면서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이에 조두순 거주지역 주민자치위원장과 통장협의회장 등 주민자치단체 대표들은 안산단원경찰서장 앞으로 보낸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조두순 출소 때와 같이 김근식 주거지 주변에 폐쇄회로(CC)TV를 늘리고 방범초소를 설치한다.
또 김근식 주거지 반경 1㎞ 이내 지역을 ‘여성 안심 구역’으로 지정하고 기동순찰대나 경찰관기동대 등을 투입해 주변 순찰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다만 김씨가 출소 후 어느 지역에 주소지를 등록할지 아직은 알 수 없어 전담팀을 꾸릴 담당 경찰청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6년 검거 당시에는 서울시 강서구에 마지막 주소지를 뒀으나 이후 등록된 주소를 말소해 현재는 ‘거주 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그에게는 출소 직후부터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채우고 전담 보호관찰관을 배치해 24시간 관리·감독할 방침이다.
아울러 소아성기호증(소아성애) 성향을 가진 아동성범죄자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도 국립법무병원 등 별도 시설에서 치료감호를 받도록 치료감호법 개정안도 입법 예고했다.
김근식은 최근 법원 결정에 따라 매일 오후 10시부터 오전 9시까지 외출이 제한되며 여행도 갈 수 없다. 또 과거 범행 수법을 고려해 ‘19세 미만 여성 접촉금지’도 준수 사항으로 부과됐다.
여성가족부는 출소 당일 인터넷 사이트 ‘성범죄자 알림e’에 김씨의 사진과 실거주지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