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배드뱅크` 2분기중 설립..6.2조원 부실債중 선별 매입

by이진우 기자
2011.04.19 14:46:22

(종합)`은행들 PF만 대상..저축은행 PF는 매입 힘들 것"
은행권 1조 출자, 시중은행 5곳·특수은행 3곳 참여..지분 비율은 미정"

[이데일리 이진우 김도년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건설사가 연쇄 도산하는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PF 민간 배드뱅크(Bad bank)`가 이르면 2분기께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당국이 구상중인 PF 배드뱅크는 복수의 은행들이 돈을 빌려준 사업장의 PF채권을 우선 인수할 예정이다. 개별 은행이 단독으로 대출한 PF사업장 보다 여러 은행이 컨소시엄 형태로 대출한 PF사업장부터 정상화하는 게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컨소시엄 형태로 대출한 PF 사업장은 금융기관 한두 곳에서 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하면 다른 금융기관도 잇따라 대출을 회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갖고 있는 PF대출채권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38조원. 그 가운데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금액은 6.2조원이다. PF배드뱅크는 이 6.2조원의 부실채권 가운데 매입대상을 선정하게 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6.2조원의 은행권 부실PF 채권 가운데 4조~5조원 가량이 복수의 은행들이 대출을 해준 사업장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주로 복수의 은행이 대출해준 PF사업장이 배드뱅크의 매입 대상이 되겠지만 얼마에 사들이느냐에 따라 투입금액도 다르고 은행 한 곳이 대출해준 사업장이라도 해당 은행의 매입 요청이 있으면 배드뱅크가 사들일 수도 있어서 정확한 소요 금액은 추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PF배드뱅크가 저축은행 PF부실채권까지 인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팔을 비틀어 저축은행의 부실을 떠안게 한다는 `관치 논란` 뿐만 아니라 PF 인수 방식이 시가평가에 따른 확정가이기 때문에 저축은행이 한꺼번에 매각 손실을 반영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PF 배드뱅크가 저축은행 PF 부실채권까지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저축은행들의 PF부실채권은 캠코에 환매조건부로 매각한 부분을 제외하면 약 1조원(고정이하여신) 규모다.



또 하나의 관심사인 은행별 출자금액은 아직 변수가 많아 추정하기 어렵다. 일단 우리 국민 신한 하나 외환 등 5개 시중은행과 기업 산업 농협 등 3개 특수은행이 1조원 가량을 출자해 상반기 안에 설립한다는 대략의 밑그림은 그려져 있지만 출자금액은 유동적이다.

6.2조원의 은행권 PF 부실채권 가운데 어느 정도가 배드뱅크의 매입 대상이 될 지 명확지 않고 배드뱅크가 사업장을 인수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구조여서 추가로 자금이 투입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재성 부원장보는 "배드뱅크가 사업장을 인수해 자금을 더 넣고 완공과 분양까지 해서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판단하면 부실채권 인수자금에 추가 투입자금까지 필요하게 된다"면서 "이런 변수가 많아 정확한 필요금액은 추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상반기 재무제표를 작성하기 전에 부실채권을 떨어내기 위해 그 기간내 `PF 배드뱅크`가 설립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5개 시중은행, 3개 특수은행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결과 대체로 PF배드뱅크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