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존 국제기구 개편 필요" 거듭 강조

by김보리 기자
2008.10.24 20:00:03

ASEM 1차 본회의 선도발언
"보호무역주의로 후퇴해선 안 돼"

[이데일리 김보리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와 기존 국제기구의 개편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 1차 본회 선도발언을 통해 "기존의 금융체제가 세계화와 정보혁명, 국제경제 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위기에 대한 조기경보와 건전한 감독체제, 사후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IMF 및 세계은행의 역할과 기능 강화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또 국제금융질서 개편 논의에 아시아 신흥국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은 "G8 확대정상회의도 개별국가의 경제규모와 발전경험 등 여러 가지 요건을 감안해 신흥경제국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면서 "11월15일 워싱턴에서 개최키로 한 정상회의는 선진국과 신흥경제국이 금융위기에 대한 논의를 함께 하게 됨으로서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지난 15일 언론사 주최 포럼에서 새로운 국제기구의 창설을 제안한데 이어 22일자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위기는 기존 (아날로그) 금융감독시스템이 현재 (디지털시대) 금융계 변화에 맞춰가지 못함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금융거래 환경에서는 현재 있는 체제를 대개혁 하든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기구를 만들든지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세계적 차원의 협력체제 개편과 더불어 지역간의 협력도 강화되어야 한다"면서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창설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공공기금 조성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 일본, 중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소속 10개국 정상들은 이날 오전 800억달러 규모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을 내년 상반기까지 조성키로 합의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정확대를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로 실물경제를 살리는 데에도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은 또 1929년 대공황시 각 국이 보호무역의 장벽을 쌓아 무역과 소비를 위축시킨 경험을 언급하면서 "금융위기로 인해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후퇴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면서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를 경계했다.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 Chiang Mai Initiative)는 지난 2000년 5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합의한 어느 한 국가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회원국 간 통화스와프 계약에 따라 해당국의 통화를 대가로 달러를 공급하기로 한 동아시아 국가 간 자금 지원제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