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정민 기자
2002.06.26 17:32:29
[edaily 하정민기자] 금리스왑(IRS) 시장의 신음이 메아리치고 있다. 26일 금융시장이 벌집쑤신 듯 움직였지만 스왑시장은 특히 심각했다. 2년물 본드-스왑 스프레드가 -50bp까지 좁혀지는 등 스왑 스프레드 왜곡이 `도를 넘어선 수준`까지 치달은 것.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연일 계속되면서 시장이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수익률 곡선이 완전히 망가진데다 수십 틱씩 왔다갔다하는 국채선물 9월물때문에 스왑 레이트 재산출하기도 바빠 오후장에서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못했다. "이러다가 시장에 남아있을 스왑딜러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흉흉한 말도 나돌고있다.
26일 본드-스왑 스프레드는 2년물이 전날 -32bp에서 -50bp로, 3년물은 전날 -8bp에서 -19bp로, 5년물은 전날 -9bp에서 -24bp까지 벌어졌다.
이날 IRS 1년물은 전일대비 17bp 떨어진 4.95%(offer, bid의 중간 값으로 산업은행 호가 기준)을 기록했다. 2년물은 29bp 떨어진 5.19%, 3년물은 34bp 떨어진 5.33%, 5년물은 36bp떨어진 5.72%, 10년물도 36bp떨어진 6.25%를 기록했다.
통화스왑(CRS) 2년물은 전날보다 26bp 낮은 4.86%, 3년물은 33bp 낮은 4.99%, 5년물은 36bp 낮은 5.39%로 마쳤다. 이날 달러/원 환율이 한때 1202원대로 급락하면서 통화스왑 레이트 하락속도도 금리스왑 못지않게 빨랐다.
유럽계 은행 한 딜러는 "2년물의 경우 선물과 스왑을 반반씩 섞은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는데 결국 스왑을 꺾을 수 밖에 없었다"며 "통안2년이 11bp 빠졌지만 스왑2년이 30bp씩 빠지는데 견딜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장 들어 잠시 국채선물이 반락할 때 비드를 대는 쪽이 있었지만 곧 자취를 감췄다"며 "시장을 떠나고싶은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유럽은행 딜러는 "페이 포지션을 커버하려고 3년물, 5년물 리시브에 집중했다"며 "현물채권을 매수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여의치않기 때문에 장기물 리시브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어제까지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 악화될 줄 몰랐고 현물 매수-선물 매도`를 잡았다가 손해를 많이봤다"며 "상당히 좋은 레벨에서 들어갔다는 생각을 아직도 가지고 있지만 채권공백이 발생시킨 선물 수요가 워낙 탄탄해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패닉상황에서 차익거래를 하는 사람이 가장 크게 먹을 수 있다는 건 알지만 현 상황에서 차익거래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어떤 차익거래를 한다해도 결국 naked long position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시장관계자는 "통안채 등 짧은 채권매수와 연계한 스왑 페이 포지션의 손절이 나올 시기는 이미 한참 지났다"며 "이제는 `시간차 탈출` 이란 마지막 카드를 꺼낼 때"라고 말했다. 즉, `스왑 페이-현물 매수` 또는 `스왑 페이-선물 매수` 등 보유 포지션 중 순서를 정해 따로따로 방향성에 베팅하는 것.
그는 "요즘같으면 일단 스왑부터 조금씩 계속 해지하고 선물매도를 그 다음에, 맨 마지막에 현물 매도를 시도할 수 있다"며 "대단히 위험하지만 어차피 깨진 포지션이니까 한편으로는 마지막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