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헌, 민찬, 존잘남'…세계유산 ‘하회마을’ 한글 낙서로 몸살
by채나연 기자
2024.10.14 10:49:00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안동 하회마을이 관광객들의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0년간 국가유산 훼손 복구비용 중 절반가량이 낙서로 인한 훼손 복구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지난여름부터 꾸준히 제보가 들어 왔고, 최근 하회마을을 직접 방문하여 곳곳에 많은 낙서가 되어 있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회마을 낙서 대부분은 국내 관광객들이 남긴 한글 낙서였으며 간혹 외국인 낙서도 간혹 발견됐다.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은 풍산 류(柳)씨가 대대로 살아오던 집성촌으로 고택과 서원, 정자와 정사 등 전통 가옥의 미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마을이다.
서 교수는 “지난해 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 테러’를 자행한 사건이 발생해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정부기관 및 지자체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민의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훼손 사례 11건을 복구하는 데 투입한 비용은 약 5억 3천779만원으로, 이 중 48.9%인 2억 6천280만원이 낙서 관련 피해 사례였다.
| 낙서로 훼손된 영추문 담장, 2차 보존 처리작업.(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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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스프레이 낙서로 얼룩진 경복궁 담장을 복구하는 데 발생한 비용을 추산한 결과 1억 5천여만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서 교수는 “초등학교 교육에서부터 문화재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문화재 훼손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K콘텐츠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자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이러한 낙서 행위는 국가이미지도 추락시키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훌륭한 문화재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먼저 문화재를 아끼고 잘 보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유산에 글씨 또는 그림 등을 쓰거나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는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82조의3(금지행위)에 따라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 해당 법 92조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