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환경 위협 '폐어구' 관리 강화…발생 즉시 철거, 반납시 '현금포인트'

by권효중 기자
2024.09.26 10:24:56

해수부, 26일 ''어구순환관리대책'' 발표
해양오염, ''유령어업'' 주범 폐어구 집중 관리 목표
어구관리기록부, 유실량 신고제도로 전주기 관리
반납시 ''현금 포인트'' 제공, 감척어선 5척 투입해 수거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바다에 버려져 해양 오염과 어업 피해를 유발하는 그물과 통발 등 폐어구에 대한 관리 강화를 위해 정부가 어구관리기록부를 도입하고, 유실될 경우 즉시 신고하도록 한다. 반납 시 현금포인트를 지급하고, 감척어선을 활용해 폐어구 수거에도 적극 나선다.

수거된 폐어구 (사진=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는 26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어구순환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폐어구 발생을 막기 위해 어구의 사용 전 주기에 걸친 관리를 강화하고, 수거를 촉진하기 위해 현금 포인트 등 각종 지원책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 매년 해양 쓰레기는 약 14만5000t 가량이 발생하는데, 이중 약 26%인 3만8000t은 폐어구로 추정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폐어구는 해양 오염뿐만이 아니라, 버려진 그물에 물고기가 걸려 죽는 ‘유령어업’의 원인이다. 매년 우리나라 어업 생산금액의 약 10%인 4000억원이 유령어업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추세다.

해수부는 그물이나 통발 등 사용량이 많은 어구에 대해 우선적으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어선에 어구의 사용량, 폐어구 반납 장소 등을 기록하는 ‘어구관리기록부’를 두고, 일정한 양 이상의 어구를 잃어버렸다면 잃어버린 개수와 위치 등을 신고하는 ‘어구 유실량 신고제도’를 도입한다.

불법으로 방치된 어구는 ‘어구견인제’를 도입해 즉시 수거하도록 한다. 그간 불법으로 방치된 어구를 철거하기 위해서는 행정대집행법을 따라 약 2개월간의 시간이 걸렸지만, 이러한 절차 없이 즉시 수거가 가능토록 하겠다는 취지다.



반납 시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반납 편의성도 강화한다. 해수부는 올해부터 통발과 어구에 대해 사용 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어구보증금제’를 운영중인데, 이를 내년 자망과 부표까지 넓히는 것을 검토한다. 보증금과 별도로 약 700~1300원의 회수 포인트를 도입해 현금 환급도 강화하며, 어구 회수장소를 늘리는 것과 더불어 무인반납 시스템도 확충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감척어선은 폐어구 수거에 활용한다. 연근해 어장은 물론, 서해와 남해의 배타적 경제 수역(EEZ)에서는 중국의 불법어구 철거작업에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올해 10월부터 전용선 2척을 투입하고, 내년에는 3척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며 “어촌어항공단 등이 진행하는 어장 청소선 등과 별도로 운영하며 ‘즉시철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해수부는 어업인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폐어구 수거대회’를 열고,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의 일환으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등을 활용한 폐어구 수거 프로그램 등도 확대한다. 또 폐어구의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저절로 분해되는 생분해어구 도입 등도 촉진하기로 했다.

한편 해수부는 2027년부터는 폐어구 발생량과 수거량을 3만8000t으로 같게 하고, 이후부터는 수거되는 양이 발생하는 양보다 많도록 할 계획이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폐어구 발생량은 대폭 줄이고, 해양생태계 보호와 수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대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