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눈 앞이 번쩍, 앞이 안 보이는데… 편두통?
by이순용 기자
2024.08.20 12:50:24
[김주연 바른세상병원 뇌신경클리닉 원장] 얼마 전부터 눈 앞에 번쩍거리며 이상한 시야 증상이 생기며 시야의 일부가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이 생긴 권 씨(44세, 여)는 눈에 문제가 생긴 거 같아 안과를 찾았으나 안과에서는 눈의 문제가 아니라며 신경과를 가보라고 했다.
신경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은 권 씨는 시야 증상이 편두통의 일종으로 ‘조짐 편두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시야 증상이 나타나고 두통이 나타날 때도 있었던 거 같았다. 두통보다는 시야 증상이 더 심각해 당연히 안과 질환일 거라고 생각했다.
병원을 방문하는 두통 환자에게 가장 흔한 원인은 편두통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2023년) 편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8만 8,80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환자 비율을 40대와 50대가 각각 20.2%, 20.5%으로 높았고,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71%로 남성의 2.4배에 이른다.
편두통 중 조짐 증상이 있는 경우를 조짐 편두통이라 하는데, 위의 사례자와 같이 시야의 일부분이 보이지 않으면서 주변이 반짝거리는 조짐 증상을 가진 유형이 가장 흔하다. 전형 조짐은 시각, 감각, 언어적 증상이 각각 나타나기도 하고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조짐은 대개 하나의 증상이 서서히 발생하여 5~60분 간 지속되지만, 증상들끼리 연속하여 발생할 수도 있고 이어 두통이 나타난다. 또 전형적 조짐은 편두통과 함께 나타나거나 편두통의 진단 기준에 맞지 않는 두통과 함께 나타날 수도 있으며, 아예 두통을 수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편두통과 뇌졸중은 같이 발생하기도 한다. 조짐편두통 환자에서 뇌경색 위험이 증가하며, 특히 45세 이하의 여성에서 상대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두통이 시작되기 전 눈 앞에 번쩍하는 느낌의 시각현상이나 한쪽 팔이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등의 이상이 나타났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조짐을 동반한 편두통 환자가 흡연이나 경구피임약을 복용할경우 뇌졸중 위험이 10배까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조짐이 선행하는 두통이 특별한 원인 없이 생기는 원발 두통일 수도 있지만 일부 조짐이 뇌혈관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해 간과하거나 조기 진단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몸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편두통을 예방하는데, 걷기나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과 요가, 필라테스 등 유연성과 균형감각을 발달시키는 운동, 그리고 규칙적인 이완과 명상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매일 7-8시간 정도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