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 언급에 `벽돌책` 완판…‘불안의 서’ 어떤 책?
by김미경 기자
2023.12.05 12:21:57
한소희 인터뷰 공개 뒤 서점가 열풍
출간 10년 후 페소아 ‘불안의 서’ 품귀
“이 불안이 쌓이지 않게, 치워내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내에 출간된 지 10년 된 800쪽 분량의 ’벽돌책‘(벽돌처럼 두껍고 무거운 책)이 뒤늦게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배우 한소희의 추천 덕분이다.
5일 출판계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1888~1935년)의 에세이집 ‘불안의 서’(봄날의책·2014)가 최근 일부 온라인 서점에서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배우 한소희가 한 잡지 인터뷰에서 이 책을 언급하면서다.
앞서 지난달 11월23일 공개된 에스콰이어 12월호 화보 인터뷰에서 한소희는 “최근 ‘감정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꽂혀 ‘애도 일기’나 ‘불안의 서’ 같은 감정을 다룬 책을 보고 있다”고 했다.
| 페르난두 페소아의 에세이집 ‘불안의서’ 책 표지(사진=봄날의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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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불안의 서‘에 대해 “그 책에 인상 깊은 말이 있다. 모든 사람이 24시간 동안 잘 때만 빼고 느끼는 감정이 불안이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는 잠을 자거나 운동을 하거나 단순한 노동을 하는 작은 행동만으로도 불안을 망각할 수 있다. 이 불안은 아주 얇은 종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불안이 차곡차곡 쌓이지 않게 부지런히 오늘은 오늘의 불안을, 내일은 내일의 불안을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일을 겪고 지금 괜찮다고 해서 2~3년 뒤에도 괜찮지는 않을 수도 있는 거다.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늘 의심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책 ‘불안의 서’는 작가 페소아가 죽은 뒤 사후 47년이 흐른 지난 1982년 출간됐다. 책에는 일기 형식의 산문 480여편의 글이 실렸다. 짧게는 원고지 2~3매, 길게는 20매 분량인 이 산문들은 포르투갈의 도시 리스본 도라도레스 거리를 중심으로 어둠, 모호함, 실패, 곤경, 침묵 등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국내에서는 2014년 봄날의책을 통해 처음 소개됐다. 소설가 배수아가 완역했으며, 전체 분량 무려 800쪽에 달하는 벽돌책이다.
한소희의 인터뷰 공개 직후 ‘불안의 서’의 재고 수백권이 순식간에 소진되면서 출판사 측은 책을 예약 판매로 전환하고 현재 중쇄에 들어갔다. 알라딘, 예스24 등에서 현재 예약판매 형태로 책을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