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조선사 CEO들 "시황 더 나빠질 수도..과잉공급 해소해야"

by성문재 기자
2016.10.20 11:39:10

경주서 ''제25회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 개최
박대영 사장 "시장 불확실성 확대..회복 지연"
日 "수급 전망 합리적 분석 통해 사업규모 줄여야"
中 "과잉공급 해소하고 고가 제품 중심 전환해야"

20일 오전 경북 경주시 현대호텔경주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JECKU)’에 참석한 한국 조선업체 CEO들이 조선 시황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글로벌 조선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최악의 위기에 처한 조선시황이 향후 더 나빠질 수 있음을 우려하며 과잉공급 해소 등의 해법을 논의했다.

박대영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삼성중공업(010140) 사장)은 20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JECKU)’ 기조연설에서 “세계 경제의 저성장과 저유가 기조가 조선 시황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고 해양 발주 수요를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등 많은 국가들의 대통령 선거, 보호무역주의 확산, 파리기후협약, 황배출 규제, 선박평형수 처리협약 등 환경 관련 국제규정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9월 발주량은 866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과거 5년 평균 대비 약 70% 이상 줄었고 신조선가도 약 15% 하락했다.

일본조선협회장인 무라야마 시게루(村山滋) 가와사키중공업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최근 몇년 동안의 해양운송 물량 증가량보다 훨씬 많은 선박이 건조됐다”며 “이같은 과잉공급이 시장 회복을 늦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라야마 대표는 “여전히 선박 공급이 수요보다 빠르게 늘고 있어 완전한 시장 회복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글로벌 조선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업체들이 수급 전망을 합리적으로 분석해 적절한 규모의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일본의 구조조정 전례를 언급하며 구조조정 이후 수요가 회복단계에 접어들었을 때도 제한된 인력과 시설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궈다청(郭大成) 중국선박공업행업협회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로 시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과잉공급을 해소하고 연구개발(R&D) 능력을 강화해 고가 제품 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가장 큰 현안”이라고 말했다.

JECKU는 일본, 유럽, 중국, 한국, 미국 5개 지역의 조선업체 CEO들이 모여 조선 시황과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친목을 다지는 연례행사다. 올해는 우리나라 경주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