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봄, 아파트 외벽 재도색 '주목'

by박경훈 기자
2018.03.28 11:07:47

전국 아파트, 건설붐 타고 최근까지 꾸준히 증가세
하지만 향후 건축 경기는 하강세 점쳐져
아파트 외벽 재도장 시장, 틈새시장이지만 꾸준한 성장
외벽 디자인이 아파트 가격도 좌우

울산 병영동 삼일아파트 재도장 현장에서 한 도색공이 작업 중이다. (사진=업계)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서 ‘아파트 외벽 재도색’ 시장도 활기를 찾고 있다. 특히 신축 아파트 건설 경기 하강이 전망되는 시점에서 틈새시장인 재도색 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전국 아파트(공동주택)는 약 11만 1000동(약 92만 세대)이 들어서 있다. 2월 기준으로만 보면 2015년 10만 1000동(82만 세대), 2016년 10만 4000동(86만 세대), 2017년 10만 7000동(88만 세대) 등 건설붐을 타고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올해 이후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5% 감소한 133조원으로 최근 4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반면 페인트 업계에서는 오래된 아파트는 물론 기존 신축 아파트에 대한 재도색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파트 재도색은 대략 5~7년에 1번꼴로 한다. 시기는 3∼5월, 9~11월 등 봄·가을에 주로 이뤄진다. 아파트 재도색을 하는 이유는 중성화 방지다. 아파트 구조 내에 있는 철근은 알칼리성인 반면 산소는 산성이다. 도색을 주기적으로 덧씌워 철근 부식을 막는 효과를 낸다.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한 동당 드는 페인트는 200만~300만원선. 11만 세대를 가정할 경우 전체 200억~300억원 규모로 추정할 수 있다. 건축용 도료 시장은 KCC(002380), 삼화페인트(000390)를 비롯해 노루페인트(090350), 강남제비스코(000860), 조광페인트 등 5개 업체가 주도한다. 이들 업체는 최근 아파트 단지를 찾아다니며 영업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도색공 등 인건비에 시공비까지 포함할 경우 재도색 시장 규모는 2000억원으로 껑충 뛴다. 페인트 업체는 아파트 단지를 직접 찾아가거나 도색전문업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들은 페인트를 선택할 때 아파트 도색공의 의사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도색작업은 위험한 탓에 도색공 수급이 만만치 않다”면서 “아무리 품질이 좋더라도 도색공의 ‘손맛’에 맞지 않으면 채택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동 대표의 ‘나이’라는 변수도 있다. 페인트와 디자인을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아파트 동 대표들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보수적인 시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페인트 회사 내 아파트 디자인을 담당하는 인원이 있다”면서 “여러 가지 시안을 들고 가더라도 결국 기존 디자인이 뽑혀 새로운 도전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여느 아파트 비리처럼 재도색 역시 잡음을 피하진 못한다. 실제 지난 2015년에는 경기도 오산 지역 아파트 외벽 재도색 공사를 하는 중 입주민들이 빈 깡통이나 물이 들어 있는 페인트 1080통, 8000만원어치를 발견해 지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벽 재도장이 아파트 가격도 좌우한다”며 “과거에 비해 입주민들의 관심이 많아져 입주자 대표와 업체 간 소위 ‘짬짜미’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