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 "삼성 공적인 역할 고민해야"
by오희나 기자
2014.10.15 11:35:53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소설가 이문열씨가 삼성에 사회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이 국내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할 때 공적인 측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15일 삼성전자(005930)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수요사장단 회의에서 ‘작가 눈에 비친 대한민국의 현실과 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특히 이탈리아 정치 사상가인 안토니오 그람시의 이론에 나오는 ‘진지전((陣地戰)’과 ‘기동전(機動戰)’의 개념을 적용해 한국 사회를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지전은 특정 지역을 지켜낼 목적으로 고정된 장소에서 하는 전쟁을, 기동전은 이곳저곳 옮겨가며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전투를 뜻한다.
이 씨는 “시장경제, 자본주의 등 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삼성이 해야 할 일 중 하나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진지’와 같은 역할을 해야한다”며 “사적 기업이지만 사회를 구성하는 일부로써 기여할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중간계급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인과 예술인 등 다양한 계층과의 적극적인 대화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근 삼성그룹 공채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서 역사 관련 문제가 강화된 점을 언급하며, 역사는 어떻게 다루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현재 우리 사회는 역사관에 의해 지식이 꿰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역사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삼성이 어떤 답을 기대하면서 던지는 문제인가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역사는 자신의 역사관에 의해 해석될 여지가 강하기 때문에 단순히 역사의 내용보다는 역사의 효용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