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세형 기자
2014.09.04 11:44:49
대기업 면세 확대 이어 기금납부 법안..주가 휘청
밸류에이션 부담에 매도 투자자 늘어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호텔신라(008770) 주가가 연이은 견제구(?)에 급락하는 모습이다. 올들어 두 배 넘게, 지난해 이후 세 배 넘게 오른 탓에 상승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4일 오전 11시23분 현재 호텔신라는 전일보다 10.33% 급락한 10만8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혜자 의원이 전일 대표발의한 관광진흥개발기금법 개정안에 대기업 면세사업자들로 하여금 영업이익의 15%를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납부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소식이 전해 지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달 27일 관세청장이 ‘대기업에 면세점 신규 운영권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8.81% 급락한 데 이어 재차 급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박혜자 의원은 카지노의 경우 매출의 10%를 관광진흥기금으로 조성하고 있고 경마는 16%의 레저세 납부, 홈쇼핑사업자는 전년도 결산상 영업이익의 15% 범위에서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면세사업자도 공적 재원 조성에 예외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제 법안 발의 단계인 만큼 실제 현실화할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은 좀처럼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이같은 급락은 기본적으로 최근 주가 상승세가 가파랐다는 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호텔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사업자 선정과 함께 중국 및 일본 관광객 특수 덕분에 지난해부터 무섭게 주가가 올랐다.
지난해 1월 4만1400원을 저점으로 가장 주가가 높았던 지난달 18일 13만5500원까지 세 배 넘게 뛰었고, 올들어서도 주가상승률이 고점 기준 144%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쉼없는 주가 상승에 각종 밸류에이션 지표들은 끝없이 치솟아 있다.
주가 11만원을 기준할 때 지난해 실적 기준 주당순이익비율(PER)은 409배, 주당순자산비율(PBR)은 6.41배에 달하고 있다. 또 증권가의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PER은 50배에 달한다. PER 50배는 현재 수준의 이익이 계속된다면 50년간 벌어야 원금을 되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각종 투자지표가 급격히 올라 있는 상황에서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에게 연이은 소식이 매도할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