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승형 기자
2011.08.10 15:45:20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성공 가도의 정점에 선 애플을 바라보는 삼성전자(005930)의 시선은 못내 착잡하다. 삼성전자에게 있어 애플은 사업 파트너이자 경쟁사다.
애플은 올해 1분기에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사로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1위였던 소니를 제친 것. 소니의 추락과 애플의 부상이라는 전자업계의 판도 변화는 삼성전자의 거래 순위까지 바꿔 놓았다.
그러나 삼성에게 있어 애플은 소니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손님'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니와는 사이좋게 LCD 합작 생산도 하고 있지만, 애플은 삼성에게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등 '갑'의 행세를 충실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인하 요구에 삼성이 불응하자 특허 문제를 들고 나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 4월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인 '갤럭시S'와 '갤럭시탭'의 특허침해를 걸고 넘어지면서 미국과 유럽에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의 '횡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 시장에서 '팔고 나면 그만'이라는 '배짱 영업'이 소비자들의 도마위에 오른 지 이미 오래다. 각종 IT 관련 게시판에는 하자 많은 아이폰과 부실한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성토가 끊이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가격을 낮춰주지 않으니 특허 소송을 걸겠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세계 시총 1위 기업 치고는 대단히 유치한 전략을 쓰는 셈"이라며 "삼성에 납품 단가를 후려치는 것 역시 과거 국내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에 했던 행위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여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