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수연 기자
2006.08.10 15:26:48
건설·상호저축은행業에 악재
현금자산비중 높은 종목은 `희색`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한 것과 달리 한국금융통화위원회가 당초 전망과 달리 콜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콜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또 중장기적 관점에선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금리정책을 둘러싼 향후 주가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금리상승은 유동성을 직접금융시장서 간접금융시장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해 주가에 악재로 파악된다. 그러나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아 실제로 이러한 '악재'가 미치는 영향력은 그때 그때 마다 다르다.
서울증시는 일단 예측과는 다른 결과라는 의미에서 8월 금통위의 금리 인상을 악재로 해석했다. 10일 개장 후 약보합세를 보이던 코스피지수는 콜금리 인상 발표후 1310선 밑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오후들어 낙폭을 크게 줄여 1300선의 지지를 확인했다. 콜금리 인상이 '악재'로서 제한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셈이다. 오히려 이날 옵션만기일을 맞아 봇물처럼 쏟아진 프로그램 매물을 고려하면, 주식시장은 의외로 견조했다는 평가다.
물론 금리정책에 따라 종목별로 반응하는 강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번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의 전체 유동성 측면에선 악재이지만, 개별종목에 따라선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콜금리 인상이 가장 달갑지 않은 업종은 단연 건설관련주. 분양시장의 침체와 함께 집값 하락 등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중금리 상승은 건설관련주의 실적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상호저축은행 업종도 영향을 입을 수 있다. 최근 상호저축은행들이 상가 개발이나 임대 등 부동산 관련사업에 운용하는 자산이 많은 까닭이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더욱 침체될 경우 부동산 관련 자산의 운용수익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중에서는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엔 부담으로, 현금자산 보유비중이 높은 기업엔 상대적인 수혜로 연결될 수 있다.
금리 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 중 하나인 은행의 경우엔 금리 인상이 일단은 호재로 보이나,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어 그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금리인상으로 인해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의 본원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콜금리가 인상되면 수신금리(예적금)인상도 따르지만, 통상 여신(대출)금리 인상 폭이 이보다 커서 NIM을 높여줄 수 있다.
또 예금금리 상승은 다른 투자자산 대비 은행 수신상품의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져, 더 많은 고객이 은행에 몰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은행에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대출 이자가 오르면 대출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은행의 영업 활동이 위축돼 오히려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콜금리 인상이 전반적인 증시에 주는 충격은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인해 4.25%가 된 금리 수준이 '초고금리'로 진입했다거나 금리기조 자체에 변화를 불러온 것이 아닌 만큼 파장은 제한돼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식시장 일각에선 금통위의 이번 콜금리 인상을 `선제적`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좀 더 긴 안목으로 보면 이번 금리인상이 금리동결 내지 금리가 하락하는 추세의 시작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에 따른 단기적인 영향력을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금리기조 변화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향후 금리 기조가 동결분위기로 돌아설 경우 주식시장 주도주의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미연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지난 2002년 이후 미국 주식시장의 주도주는 금리인하 초기 금융, 중반기 경기소비재, 말기(또는 금리인상 초반기)에는 IT업종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엔 "지난 2003년 경기소비재(금리인하 초기)-> 2003~2004년 IT(금리인하 초~중기)-> 2005년 금융(금리인상 초기)->2006년 산업재(금리인상 말기) 순으로 주도주가 변화됐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의 조 부장은 "금리 변수가 피해 또는 수혜의 한쪽 방향으로만 영향을 준다고 단순하게 보기는 어렵다"며 "개별 종목마다 영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