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테크, 자금유용 대주주 고발키로

by박호식 기자
2003.02.19 14:58:09

최 전대표, 금융권에 주식 담보제공..매물 우려

[edaily 박호식기자] 185억원에 달하는 최대주주의 자금유용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론테크는 조만간 자금유용 당사자인 최경주 전 대표이사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이론테크(34980)는 185억원의 어음을 막아 이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밝히고 있지만 유용한 자금을 전액 회수하지는 못할 가능성이 커 회사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 전 대표이사가 보유하던 이론테크 주식 일부가 금융권에서 담보로 제공된 것으로 나타나 이 주식의 매물화도 우려되고 있다. ◇대주주, 작년 2월부터 자금유용..회사, 7월에야 인지 이론테크 대주주의 자금유용은 그동안 등록 및 상장기업들의 대주주나 경영진들의 배임이나 횡령 등의 사례와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예전 사례는 대부분 회사의 현금을 노린 기업사냥꾼의 소행이었으나 이론테크 최 전 대표이사는 20여년 가까이 회사에 몸담아온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최 전 대표이사의 자금유용은 임의로 회사의 융통어음을 발행하고 다른 기업이 발행하는 어음에 배서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어음이 돌아와 이를 막기 위해 회사의 현금이 유출된 것이 지난해 2월부터인 것으로 파악돼 어음발행 등은 그 이전부터 이뤄졌다. 그러나 회사내 임직원들이 최 전 대표이사의 자금유용 사실을 인지한 것은 지난해 7월말쯤이다. 이 시점부터 어음이 본격적으로 돌아왔고 회사는 자금을 마련해 일단 어음을 막아왔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문제가 된 어음은 공시에서 밝힌 185억원이 전부인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어음들은 일단 자금을 마련해 모두 막아놓은 상태여서 우발 채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직인을 변경하고 최 대표가 더이상 어음 발행을 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또 그의 재산을 추적, 일부 부동산 및 유가증권에 대해 가압류했다. 그러나 최 전 대표이사가 유용한 자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가 일부 부동산 매입이나 유가증권에 투자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용처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 전 대표가 출자한 회사인 씨에스씨제어(최 전대표 지분 35%, 부인 60%), 심텍(10.71% 지분보유. 같은 이름의 등록 기업과는 다른 회사임) 등 관계회사와도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주주지분 일부 금융권에 담보 제공..매물 우려 이론테크는 185억원의 어음을 일단 막았기 때문에 이들 어음으로 인한 급작스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회사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가 최 전 대표 보유 유가증권과 부동산에 가압류 조치를 했지만 해당 자금을 모두 회수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경주 전 대표이사가 이론테크 보유주식 124만주중 일부를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이 물량이 매물화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금융권에 최대한 물량출회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회사는 대주주 자금유용으로 회사의 영업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론테크가 대주주의 자금유용을 지난해 7월 파악하고도 시장에 알리지 않은 점, 회계상에 반영하지 않은 점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회사의 설명대로라면 자금유용을 인지한 뒤 6개월 넘게 숨겨왔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든 어음을 막겠다는 생각이었고 휴대폰 수출 등 영업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하기가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같이 자체처리하면서 조용히 해결하려했으나 결산을 앞두고 회계감사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보이자 뒤늦게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회계법인은 지난해 반기보고서 감사에서 이를 밝혀내지 못했다. 이는 반기보고서는 결산보고서와 달리 회사의 결산자료만을 토대로 결산을 검토해 검토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는 한계 때문이다. 이론테크는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서 부품구매 등과 관련 제공하는 선급금 77억원, 선급비용 61억원 등 총 138억원이 계상됐다. 전년 동기에는 40억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때 대주주 자금유용을 사실을 숨긴 것으로 보인다. ◇회계 감사시즌 도래..또다른 사례 있을 수도 기업들의 2002회계연도 사업보고서 제출 및 감사가 본격화되면서 비슷한 사례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증권 퇴출기준에 해당하는가의 여부와 함께 대주주나 경영진의 배임 및 횡령으로 인한 피해가 강화된 회계감사를 통해 드러나면 투자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한빛전자통신 등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 대주주나 경영진과 관련한 문제, 분식회계 등이 뒤늦게 드러났었다"며 "투자자들은 경영 투명성이 낮은 기업들에 대해선 투자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