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은 기자
2022.04.19 12:02:36
여가부,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 발표
성고정관념 약화에도 가사양육 부담은 여성몫
맞벌이 여성, 12세 이하 아동 양육시간 남성의 3배
'남녀 평등하다' 5년새 14%p 상승…젠더갈등은 심화
'여성에게 불평등한 사회' 20대 여성 73.4%, 남성 29.2%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우리사회의 성고정관념에 대한 인식수준은 5년만에 큰 폭으로 개선한 모습이지만, 실제 가사 양육 부담에서 여성의 부담은 여전히 높아 변화 속도는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정임에도 돌봄시간에 대한 여성의 할애 시간은 남성의 2~3배에 달했다.
우리사회의 ‘남녀가 평등하다’는 인식수준은 전반적으로 상승했으나,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성평등도에 대한 인식 격차는 크게 벌어져 젠더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19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녀에 대한 돌봄의 일차적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인식은 크게 감소했으나 여전히 돌봄부담은 여전히 여성에게 과중되고 있었다. 성역할 고정관념은 완화하고 있지만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 양태는 느린 모습이다.
양성평등 실태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로, 이번이 2016년에 이어 두번째다. 지난해 전국 4490가구(만 15세 이상 가구원)를 대상으로 면접방식(인터넷 조사 병행)으로 조사했다.
가사 노동에 대한 성별 고정관념은 5년사이 크게 완화했다. ‘자녀에 대한 돌봄의 일차적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6년 53.8%에서 17.4%로 36.4%포인트(p)로 큰 폭 떨어졌다.
하지만 의식 수준에 비해 실제 돌봄 형태에서는 여성의 부담이 여전히 훨씬 높다. 맞벌이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은 돌봄에 하루 0.7시간을 할애한 반면, 여성은 1.4시간으로 2배 길었다. 특히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경우 평일 돌봄에 여성(3.7시간)이 약 3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부간 가사·돌봄 분담에 대해 전체의 68.9%가 ‘전적으로 또는 주로 아내가 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젊은층일수록 가사분담 비율이 높았다. 20대(여성 45.3%, 남성 40.6%)와 30대(여성 32.2%, 남성 36.7%)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반반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미혼자의 44.8%가 결혼 의사가 있었으며, 여성은 38.3%, 남성은 50%가 결혼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결혼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로 여성은 ‘굳이 해야할 이유가 없어서’가 51.3%, 남성은 ‘경제적 비용 부담’(48.1%)을 꼽았다.
출산에 대해서는 자녀가 없는 15~49세 국민 중 40.5%가 자녀를 갖겠다고 답했고, ‘자녀양육·교육비 부담(42.0%)’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