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스톱 CEO "닭날개 가격,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중"

by김보겸 기자
2021.11.04 11:26:10

가공인력 부족·전력난에 양계장서 닭 폐사
고공행진하는 닭고기값에 윙스톱 주가 10%↓
모리슨 CEO "일시적인 폭풍 견뎌낼 것"

윙스톱 주력 메뉴인 닭날개(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닭고기 부위인 닭날개 가격이 코로나19로 고공행진할 것이란 우려 속에 미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 윙스톱 주가가 떨어지자 최고경영자(CEO)가 진화에 나섰다. 닭날개 가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다.

3일(현지시간) 닭날개가 주력 메뉴인 윙스톱의 찰리 모리슨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닭날개 가격이 내리고 있다”며 “오늘부로 닭날개 값이 파운드당 40센트 가까이 내렸는데, 닭날개 공급이 늘고 있다는 좋은 지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3분기 닭날개 가격은 파운드당 3.22달러였지만 현재는 2.87달러이며 닭날개 재고도 늘고 있다는 게 모리슨 CEO의 설명이다.

이어 모리슨 CEO는 닭날개 가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 사실은 지난 몇년간 닭날개 가격 변동성을 목격한 우리 가맹점주들에게도 우리가 목격해 온 일시적인 폭풍을 견뎌낼 것이라는 낙관론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찰리 모리슨 윙스톱 CEO는 닭고기 가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AFP)
이는 윙스톱 주가가 이날 10% 넘게 떨어진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윙스톱 주가는 나스닥에서 전 거래일보다 10.04% 떨어진 151.4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3% 늘어난 6580만달러(약 776억7000만원)를 기록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7500만달러에 못 미치자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닭고기 가격은 코로나19 이후 고공행진했다. 2020년 4월 닭고기값은 파운드당 2.80달러로 2016년 이후 가장 저렴했지만 이내 3.30달러로 올랐으며 2021년 1월에는 파운드당 3.9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에도 5.22달러까지 치솟으며 1년여 만에 86% 넘게 올랐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치킨 등 음식 배달이 늘었고, 그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닭날개 수요가 치솟았다. 미국은 자국 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에 닭날개 수출을 줄이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올 초 미국 중남부 지역에 혹한이 닥치면서 텍사스 전력위기가 발생해 닭고기 공급난을 가중시켰다. 텍사스주 양계장 1900여 군데 중 200군데에 전력이 끊기면서 상당수의 닭이 폐사한 탓이다.

게다가 노동력 부족 탓에 닭고기를 가공할 직원을 구하는 일도 어려워졌다. 윙스톱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퍼듀나 타이슨 등 대규모 산업육류 가공시설에 의존하는데, 올해 초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이들 업체가 안전 강화 조치의 일환으로 공장 폐쇄에 나서면서 닭고기 공급이 줄었다. 당시 미 정부가 실직수당을 지급하면서 노동자들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것을 꺼렸고 이는 육가공업체 노동력 부족 현상으로 이어졌다.

올해 말까지 닭고기 가격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부 식당들은 수요가 높은 닭날개 대신 넓적다리살 등 대체 메뉴를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