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영지 기자
2021.05.11 11:18:47
대법, ''살인·특수상해 혐의'' A씨 상고심서 상고기각
1심서 징역 22년형…2심서 징역 25년으로 상향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상상할 수 없어…악랄하고 잔인"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동거남의 9살짜리 아들을 여행가방에 가둔채 밟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여성에 징역 25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살인 및 특수상해 등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A씨와 검찰 측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동거남의 아들에게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해 가방을 잠그고 7시간 동안 가둬놓고, 자신의 친자녀 2명과 함께 가방 위에 올라가 밟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해당 아동을 더 작은 가방으로 옮겼고, 드라이기를 켜 뜨거운 바람을 가방 안으로 넣기도 했다. 아동의 울음소리가 멈추고 움직이지 않자 그제서야 얼굴에 물을 뿌렸다.
1심은 A씨에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가방에 7시간 이상 갇혀 체력이 극도로 고갈된 상태로 힘겹게 겨우 호흡을 이어가다가 피고인과 그 자녀들이 올라가거나 뛰는 행위로 가슴 부위를 눌려 질식 상태에 빠지게 됐다”며 “피고인은 가해 과정에서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충분히 예견했고 나아가 미필적으로나마 그 결과 발생을 용인했다고 넉넉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2심도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형량을 징역 25년으로 상향했다. 2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에 한 행동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시도는커녕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악랄하고 잔인했다”며 “피해자가 사망함으로써 그 피해는 영원히 회복할 방법이 없게 됐고, 피해자 유족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살인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며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살인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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